美 백악관 "협상난항, 합의 못할수도"


쇠고기.車.섬유, 서로 "양보하라" 압박

의약.방송통신 등 쟁점은 대부분 해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운명이 걸린 30일 최후 철야협상이 핵심 쟁점인 쇠고기와 자동차에 걸려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거듭했다.

한미 양국은 쇠고기 등 민감 농산물과 자동차, 섬유 등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면 30일 자정께 타결을 공식 선언할 계획이었으나 벼랑끝 대치가 계속됐다.

이에따라 협상 시한인 31일 오전 7시까지 타결에 이를 수 있을 것이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청와대 윤승용 대변인은 이와 관련 "현재 각자 입장에서 이것만은 국익 플러스 여론 때문에 도저히 양보할 수 없다는, 딱 전선을 명확히 한 채 대치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협상 상황을 전했다.

그는 "전망이 정말 어렵다.

항상 마지막 현안 하나 때문에 99%가 물건너 갈 수 있는 거고, 여러 가능성은 항상 남아있는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요구가 과도할 경우 정부가 협상 결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토니 브레토 미 백악관 부대변인도 이메일 성명에서 " 협상이 잘되고 있지 않다"면서 "향후 몇 시간내에 진전의 신호가 없으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끄는 양국 협상단은 30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장관급 협상을 열어 마지막 남은 쟁점을 조율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으로부터 FTA 협상 진행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쟁점현안에 대한 최종 협상 지침을 내렸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오후 대외경제장관회의도 열고 막판 협상 전략을 논의했다.

양측 협상단은 타결에 앞서 자국 정부가 제시한 최종 맨데이트(위임 협상안)를 토대로 마지막 조율절차를 거치며 이 절차가 끝나면 김 본부장과 바티아 부대표가 협상장에서 성명을 통해 한미 FTA의 타결을 공식 발표한다.

스티브 노튼 미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이날 오후 미국이 협상 연장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협상장 주변에 퍼지자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뒤 "12시가 데드라인(마감시한)"이라고 말했다.

이혜민 한미FTA기획단장은 이날 오전 타결 전망이 확산되자 직접 협상장 밖에 있는 기자들을 찾아 "아직은 유동적인 상황"이라며 너무 앞서가지 말 것을 주문했다.

양측 협상단은 전날까지의 협상을 통해 의약품과 방송.통신 등 서비스, 금융, 투자, 무역구제 등에 대한 이견은 대부분 해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최종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시한인 31일 오전 7시 이전에 협상 타결을 우선 발표하고, 추후 세부 쟁점 사안에 대한 조문화 작업 형식의 협의를 내달 2일까지 추가로 거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김종수 기자 evan@yna.co.kr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