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겪는 한미 FTA] 한미FTA, 쇠고기·자동차 최후 빅딜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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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개월동안 숨가쁘게 진행돼온 한미FTA 협상 시한이 이틀뒤로 미뤄졌습니다. 쇠고기 등 민감 농산물과 자동차 등 핵심쟁점 분야에서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연사숙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닷새동안 이어진 고위급 협상에서도 합의되지 못한 이유. 어디에 있습니까?
아무래도 미국측은 쇠고기, 우리측은 자동차에 대한 입장이 가장 팽팽했습니다.
양측은 당초 쇠고기 등 민감 농산물과 자동차, 섬유 등에서 합의점을 찾은 뒤 타결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측이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해 달라는 최종안을 전달하고, 미국도 쇠고기 검역문제와 관세철폐 문제를 고집하면서 분위기가 틀어졌습니다.
비슷한 시점에 토니 프라토 미국 백악관 부대변인도 이메일 성명을 통해 "마무리가 잘 안되고 있다"며 협상 연장에 대한 분위기를 전해왔습니다.
결국 자동차와 쇠고기가 협상의 가장 큰 이슈였군요. 왜 그런 것이죠?
당초 미국측은 농산물에 대한 예외없는 관세철폐와 뼈있는 쇠고기 수입에 대한 위생조건 완화 등을 주장해 왔습니다.
(CG-한미FTA)
우리측도 자동차와 섬유 분야를 농산물 협상의 카드로 쥐고, 끝까지 관세철폐 등을 요구해 왔는데요.
특히 당초 뼈있는 쇠고기 수입문제는 이번 FTA의 의제가 아니었습니다만 통상현안으로 급부상했습니다.
미국은 5월 광우병 위험 통제국가 등급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뼈있는 쇠고기 수입시기를 서면으로 확답하라고 요구해왔고, 우리측은 5월 총회 이후 다시 협의하자고 하면서 아직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S-한국, 미 쇠고기 3대 수출시장)
미국측이 뼈있는 쇠고기 수입에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은 그만큼 한국 쇠고기 시장이 승산이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미국 쇠고기 수입이 금지되기 전인 지난 2003년 한국은 일본과 멕시코에 이어 미국산 쇠고기를 세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였습니다.
(S-미 의회, 쇠고기 시장개방 압력)
앞서 들으신대로 수입액만 7천억원이 넘었습니다. 때문에 미국 의회에서도 쇠고기를 이번 한미FTA의 최대 쟁점으로 보고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쇠고기를 쥐고 있다면 우리측은 자동차를 갖고 있습니다.
한해 우리나라가 80만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데 반해 미국차 수입은 4천대에 불과합니다.
절대적으로 수출 물량이 우리가 많은 만큼 쇠고기와 주고받는 게임이 가능한 것입니다.
협상시한이 이틀 연장된 것은 그래도 타결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라고 풀이할 수 있을텐데요, 협상 과정에서 진전은 없었나요?
(S-농업분야 협상 재개)
오늘 아침 농업분야에 대한 협상이 다시 시작됐고, 이어 섬유와 자동차 분과협상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막판 빅딜은 이틀 연장됐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미국은 자동차나 섬유 분야에서, 한국은 농산물 분야에서 한발씩 물러서면서 협상에서 다소 진전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CG-한미FTA 협상)
먼저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측은 3년내 관세를 철폐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대신,
한국측은 배기량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는 세제개편방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섬유분야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일부품목에 대한 원산지기준의 예외를 적용하는 것을 얻었고,
대신 국내 섬유업체의 경영정보 제공 등 중국을 통해 우회수출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에 적극 협력하는 선에서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틀 뒤 한미FTA가 타결되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서로 주고받는 협상인 만큼 득과 실이 있습니다.
(CG-한미FTA 쇠고기 피해)
우선 현행 40%선인 쇠고기 등 민감농산물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될 경우 한우생산 차질액은 최대 5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농촌경제연구원은 추산했습니다.
이에 반해 우리가 얻을수 있는 곳은 바로 자동차 분야입니다.
(CG-한미FTA 자동차 영향)
산업연구원은 승용차에 대한 관세 2.5%가 즉시 철폐됐을 경우 체결 다음해 수출은 8억달러 이상, 8년뒤인 2015년에는 5천만달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에 대한 무역수지 역시5년뒤에는 7억달러, 8년뒤에는 21억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득과 실이 있는 만큼 막판 조율이 중요할 것 같군요?
그렇습니다. 14개월간 달려온 협상시한이 끝나고 이틀이라는 시간을 다시 갖게됐습니다.
막판 정치적 결단 없이는 이번 한미FTA 타결이 어려울 것이란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이틀이라는 시간을 연장한 점. 그리고 미국이 농업협상에서 유연성을 발휘해 준다면 다른 부분도 연쇄적으로 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틀 뒤 협상 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한미FTA 뿐 아니라 시장 개방은 거스를 수 없는 세계화의 대세입니다.
산업 구조조정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틀이라는 시간이 단순히 시간 끌기가 아니라 핵심쟁점에서 합리적 수준의 타결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만, 한미FTA가 타결된다 하더라도 올해 대선과 내년 4월에 총선이라는 관문이 있어 표를 의식한 정치권에서 국회 비준 처리가 무산된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또 한번의 관문이 남아있는 셈입니다.
연사숙기자 sa-soo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