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지난해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한 '성생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남성의 91%와 여성의 85%가 만족스러운 삶에 성(性)은 필수 요소라고 응답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중 현재 성생활에 '매우 만족한다'라고 답한 사람은 남성 9%,여성 7%밖에 되지 않는다.

향후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이 얼마나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올해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합이 펼쳐지는 분야 중 하나다.

현재 화이자의 '비아그라', 릴리의 '시알리스', 동아제약의 '자이데나', 종근당의 '야일라'(레비트라) 등 4개 제품이 나와 있다.

지난해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자이데나의 약진이다.

동아제약이 국내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자이데나는 지난해 발매 1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그러자 자이데나에 3위 자리를 내준 바이엘은 종근당과의 제휴를 통해 반격에 나서고 있다.

종근당은 레비트라를 야일라로 이름을 바꿔 지난 2월 출시, 한달반 만에 2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러나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로 통하는 비아그라와 가장 긴 약효 지속 시간을 자랑하는 시알리스 등 선두 주자들의 아성이 만만치 않은 데다 SK케미칼도 독자 개발한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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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알리스의 가장 큰 장점은 약효 지속시간이 여타 제품에 비해 월등히 길다는 것이다.혈중 약물의 농도 또는 약효가 반으로 감소하는 반감기를 기준으로 한 시알리스의 약효 지속시간은 무려 36시간이다.비아그라와 야일라(각 4시간)의 9배, 자이데나(12시간)의 3배에 달하는 시간이다.

때문에 시알리스는 2003년 발매 당시부터 ‘슈퍼 비아그라’로 불리기도 했다.유럽에서는 한알 복용으로 충분히 주말을 보낼 수 있어 ‘Weekend Pill(주말 약)’이란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시알리스는 약에 의존하는 듯한 성관계를 싫어하거나, 약효 지속시간을 놓쳐서 성관계를 갖지 못한 경험이 있거나,배우자와의 교감 시간을 중시하는 환자들에게 적합한 발기부전 치료제라고 릴리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유럽비뇨기과학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유럽 9개국 7500명 환자 대상)에 따르면 시알리스는 복용후 6개월 이후에도 계속 복용하는 환자의 비율이 57.7%로 비아그라(42.6%) 레비트라(40.0%)보다 높았다.시알리스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이런 장점에 힘입어 시알리스는 현재 전 세계 18개국에서 비아그라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이에 따라 영국 크랜필드 경영대학원의 브라이언 스미스 교수는 최근 한 논문에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처음 출시된 제품이 시장을 선도한다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 특이한 시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시알리스는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 26%(판매량 기준)의 점유율을 기록, 비아그라(47.6%)의 아성을 깨지 못하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