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타결로 국내 자동차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미국산 일본차'나 '미국산 유럽차'의 우회상륙이다.

일본과 유럽 메이커의 자동차 브랜드들이 '미국산 미국차'보다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협상 타결로 미국에서 만든 도요타 캠리나 혼다 어코드 등이 무관세로 국내에 수입될 수 있게 됐다.

도요타는 캘리포니아 켄터키 인디애나 등 미국 내 7개 공장에서 코롤라 아발론 캠리 등을 생산한다.

혼다는 미국에서 어코드와 아큐라 시빅 등을 생산하고 있다.

BMW와 다임러벤츠도 현지에서 X5와 M 클래스 등을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미국산 일본차'를 국내에서 구경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일본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본 업체들은 미국 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설비 확장에 나서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렉서스 브랜드만 판매하고 있는 한국도요타 관계자도 "렉서스 브랜드는 전량 일본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도요타 브랜드를 들여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업체 관계자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미국산 도요타 캠리 등이 우회수입될 경우 국내 업체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수입차 관세(8%) 철폐로 운송 비용과 보험료 등 제반 비용(차량 가격의 약 2%)을 빼도 일본보다는 미국에서 들여오는 편이 더 낫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도요타(렉서스) 혼다 닛산(인피니티) 등 일본차의 판매량은 총 1만2205대로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30.1%를 차지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