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산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WIPI)를 탑재하지 않은 휴대폰의 판매를 허용함에 따라 무선인터넷 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위피 없는 폰이 확산될 경우 무선인터넷 관련 매출 및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일 코스닥시장에서 무선인터넷 솔루션 업체인 엑스씨이 지오텔 지어소프트 인프라웨어 신지소프트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날 KTFLG전자로부터 공급받은 위피 없는 3G(세대) 휴대폰의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33만원으로 위피를 탑재한 3G폰에 비해 15만원 이상 싸다.

휴대폰에 위피를 탑재하지 않을 경우 음성 및 영상통화 문자메시지 글로벌로밍 등만 가능하며 인터넷 검색이나 벨소리 음악 게임 등 콘텐츠 다운로드 등은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 휴대폰이 확산될 경우 솔루션업체는 물론 콘텐츠 업체나 모바일결제 업체 등도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KTF 관계자는 "올해 출시할 50종의 휴대폰 중에서 위피를 탑재하지 않는 휴대폰은 단 2종에 불과하다"며 "기존에 무선인터넷을 쓰지 않은 고객들이 이 휴대폰을 구매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LG텔레콤은 위피 없는 휴대폰 출시를 당분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박한우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저가 폰이 얼마나 많이 팔릴지와 얼마나 많은 모델이 나올지에 따라 타격의 강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무선인터넷 관련 업체들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김운호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휴대폰 단말기 업체들의 내수시장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 미만에 불과해 부품업체들의 실적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