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2일 낮 마침내 타결되자 주요 외신들은 큰 관심을 나타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이번 협상으로 한국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을 더 확대할 수 있게 됐고,미국은 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를 거뒀다"며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간 무역협정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에 이번 협정은 전세계 국가들의 양자간 FTA를 촉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넷판은 "한·미 양국 간 경제교류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이며 정치적으로는 불협화음을 내 온 양국 동맹 관계의 재구축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FTA 전략에서 좀 늦은 감이 있는 일본의 통상 정책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교도통신은 한·미 FTA가 대미 수출에서 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에는 커다란 위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경제일보는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에 쫓기고 있는 한국이 그 탈출구로 한·미 FTA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있다"며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속뜻이 담겨 있다"고 해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될 수 있다는 위기론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FTA가 한국의 광범위한 경제 개혁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이어 한국은 유럽연합(EU) 중국 등 다른 국가와의 무역 협상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지율 하락과 경기 부진으로 나란히 레임 덕 현상을 보이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모두에게 기쁜 소식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5년 임기 중 최대의 경제 업적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 밖에 로이터통신은 연간 720억달러에 달하는 양국 간 무역 규모가 200억달러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고 AP통신은 한국이 일본 대만 중국 등 아시아 경쟁국에 비해 미국 시장 진출에 유리하게 됐다며 한국의 다른 경제 부문도 경쟁을 통한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업계는 업종별로 기대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무역장벽 해소로 양국 간 교역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업종별로 농·축산물 분야는 기대감이 큰 반면 자동차와 전자,정보기술(IT) 분야는 한국에 시장을 더 내줄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