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는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에 해당한다"며 "한·미 FTA가 성공적으로 발효되면 우리는 전 세계적인 FTA 체결 경쟁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협상 결과에 대해 세세하게 말할 수 없지만 격려와 따끔한 질책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협상에서 어려웠던 점을 국회에서 상세히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도 "이번 협상에서 어느 한 쪽도 원하는 것을 모두 얻지는 못했지만 양국 국민에게 최고의 이익을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과 바티아 부대표의 기자회견에 이어 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 측 대표의 일문일답이 이어졌다.

-이번 협상을 몇 점으로 평가하나.

△커틀러=A+를 주고 싶다. 고품질의 균형이 잘 잡힌 협정을 이뤘다. 최첨단 내용이 담겨있다. 지식재산권과 전자상거래,환경보호 내용이 들어있다. 양국에 도움이 되는 양질의 협정을 이룬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김종훈=수우미양가 중 수를 주고 싶다. 우선 한국과 미국이 경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 세밀히 계산을 해서 정확한 숫자를 소개하겠지만 일단 대체적인 숫자를 보면 상품의 관세 즉시 철폐 효과가 클 것이다. 90% 수준의 관세를 철폐하는 것은 매우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이다.

-한국의 요구가 많았던 자동차와 섬유 분야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김종훈=자동차는 약 100억달러 가깝게 수출하고 있는데 그중 주종이 1500cc에서 3000cc다. 생산액이 연간 65억달러가 넘는데 이 분야의 관세가 즉시 철폐됐다. 섬유는 미국 섬유 산업의 민감성이 반영될 수밖에 없었다. 직접 연계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도 농업의 민감성을 주장한 만큼 상대방 민감품목에 대해 일정 부분 인정해야 협상이 이뤄질 수 있었다. '윈-윈' 결과를 지향하면서도 상호 민감분야에 대해서는 호혜를 인정한 것이다.

-8차 협상 이후 개성공단과 관련,입장 변화가 있었나.

△커틀러=오늘 타결된 FTA에는 역외가공무역지대에 대한 내용이 있다. 향후 이 부분에 대해 한국과 협력하기로 했다.

-섬유 분야에서 위반 사항이 있을 때 사전 고지 없이 현장 검증을 가능하게 했는데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지 않나.


△김종훈=시장 접근과 무관하게 우회수출을 막기 위한 조치다. 도주 우려가 있을 경우 현장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방문하고자 하는 지역에 가서도 조사받을 사람의 허가 없이는 조사할 수 없도록 해 기본권 침해가 없도록 했다.

-쇠고기를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협상을 타결할 수 없다고 말해 왔는데 이 부분에 대해 한국으로부터 확약을 받았나.


△커틀러=쇠고기 개방과 FTA는 별도의 문제다.이번 협상에서 양쪽은 40% 관세를 15년간 철폐한다는 내용으로 합의했다.적절한 개방 수준이다.다음 달이면 국제수역기구(OIE)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위험도에 대한 조사 결과를 최종 발표할 것이다.그 후 한국이 즉시 시장을 개방할지 지켜볼 것이다.

박성완/정인설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