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3000cc 미만 승용차에 대해 관세를 즉시 철폐해 줄 수 있다고 제안했고 한국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에 대한 광우병 통제국가 판정을 내리는 즉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검역문제 해결에 착수하겠다는 점을 대통령이 구두로 약속해주겠다고 했다.
양국은 다만 투자 분야에서 투자자.국가 간 소송제도(ISD) 대상에서 부동산,조세 정책을 빼는 문제와 통신분야에서 기간사업자에 대한 지분 제한(49%)을 완화하는 문제 등을 놓고 협상단이 연장한 시한 2일 오전 1시를 넘겨가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미 행정부는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무역촉진권(TPA) 만료 시한 90일 전(미국시간 4월1일 밤 12시)까지 의회에 협정 체결 의사를 통보하도록 돼있어 최대한 시한을 늘릴 경우 협상은 2일 오후 1시 이전까지 가능하다. 양국은 1일 오전 7시30분부터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간에 통상장관 협상을 시작,자동차와 쇠고기 등 핵심 쟁점부터 타결을 시도했다.
양국은 자동차와 관련,한국이 배기량 기준의 세제인 특별소비세(5단계→3단계)와 자동차세(2단계→1단계) 단계를 축소하고 12가지에 이르는 각종 자동차 관련 세제를 간소화하는 대신 미국은 1500~3000cc 승용차는 관세 즉시 철폐,3000cc 이상 승용차는 3년 내 관세를 철폐한다는 데 의견을 접근시켰다.
농업은 OIE가 5월 미국에 대해 광우병 통제국가 판정을 내리는 즉시 쇠고기 재수입 절차에 착수하는 것을 노무현 대통령이 구두 약속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또 쇠고기 관세는 10년 이상의 기간 중 장기 철폐하기로 했으며 미국이 주장해온 쿼터(의무수입물량)는 배정하지 않기로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돼지고기 오렌지 등 핵심품목의 관세 양허(개방) 부문에서는 한국이 일부 양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 분야에서는 현재 49%로 설정된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업체(PP)의 외국인 지분제한은 유지하되 국내 별도법인 설립을 통한 100% 간접투자는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국은 1일 오후 9시30분 대외경제장관회의를 1시간가량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최종 협상안을 추인했으며 오후 11시께 양국 통상장관은 협상을 다시 열어 최종 담판에 돌입했다.
미국 협상 대표단과 본국의 연락임무를 맡고 있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도 이날 오후 10시30분 협상장을 방문했다. 그는 "시한 내 끝날 수 있을 것 같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