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이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나기 위한 변신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투자강화를 위해 최근 몽골 카자흐스탄 등지를 방문하고 돌아온 김지완 현대증권 사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진정한 종합금융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보다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은 공장이나 물류센터문제로 진출시 여러 제약이 많지만 금융사는 자본과 인력이 핵심인 만큼 신흥시장에 대한 훨씬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앞으로 신흥시장에 대한 반박자 빠른 투자로 해외IB부문을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이미 올해 초 금융빅뱅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브로커리지 중심의 사업구조를 탈피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직접투자(PI) 및 자산관리영업 등에서 조직 및 인력을 대거 강화하고 있다.

2000년 1월 출범한 현대증권 IB는 초기에는 사업부 수준이었으나 올 들어 기업금융 스트럭쳐파이낸스 기업공개 기업인수합병 부동산금융 등 6개 부서를 거느린 본부로 격상됐다.

최근 카자흐스탄 아파트개발사업에 100억원 투자를 완료했으며 중국 상하이 마린타워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도 마무리하는 등 지난해에만 1300억원이 IB사업에 투입됐다.

올해도 성장성이 큰 몽골 필리핀 베트남 호주 등지의 부동산개발에 17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증권은 IB부문 강화와 함께 자기자본 확대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자통법 시행시 증권사 선물회사 자산운용사들로 나눠져 있던 기존 업무가 통합되는 만큼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자기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현대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약 1조6000억원이나 향후 IB가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5조원 규모는 돼야 한다는 게 회사의 평가다.

이에 따라 자체 증자 추진과 함께 수익 극대화를 꾀할 수 있는 PI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부동산관련 직접투자 및 PF에쿼티투자 부실채권을 강화하는 한편 일부에서는 부실자산 인수를 통한 고위험 고수익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PI본부는 해외부동산 및 기업구조조정 관련 투자를 포함한 다양한 투자처를 검토 중이다.

ELS(주가연계증권) CMA(종합자산관리계좌) 등 새로운 금융상품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부터 파생상품 시장의 성장을 예상하고 본부를 신설했다.

ELS의 경우 총 발행규모가 4조9200억원으로 5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까지 잔액이 2조413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4월 처음 내놓은 CMA의 경우 8개월 만에 10만계좌 개설과 1조원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3월 말 현재 1조2000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현대증권은 올해도 금리 외환 신용연계 파생상품을 적극 개발하고 운용능력 제고를 통한 리스크 헤지에 주력하기로 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