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2위'자리를 놓고 신한과 우리은행의 '라이벌전(戰)'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조흥은행과의 통합 1주년을 맞는 신한은행은 심기일전해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고,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우리은행도 전열을 가다듬고 전방위로 공격에 나설 태세다.

자산 규모,총 여신 및 총 수신 규모에서 막상막하인 두 은행이 펼칠 '진검승부'에 은행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한 "이기는 경영 하겠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2일 통합 1주년 기념사에서 "이기는 경영으로 1등 신한은행을 반드시 이루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또한 "통합에 수반된 내부 정비에 치중하는 사이,영업에 집중해 온 타행들의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며 직원들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년간 '무난한' 통합 과정을 밟아왔다.

무엇보다 통합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산통합 작업을 단시일 만에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통합 후 전산통합과 조직정비 과정에서 우리은행에 자산규모 '2위'자리를 내줘야 했지만 '전략적 후퇴'의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순이익(1조6592억원)은 우리은행(1조6427억원)보다 많아 오히려 '실속'을 챙긴 측면이 있다.

올해는 지난해 다져놓은 통합의 기틀 위에서 보다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신한지주 계열사에 편입된 LG카드 고객기반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실제로 연초 은행권의 영업대전을 주도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지난달 29일 현재 총 여신(원화대출 기준) 규모는 92조5934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조9653억원(2.2%) 급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1187억원(0.4%) 감소했지만 중소기업대출이 1조5492억원(4.3%) 늘었다.

2월과 3월 연속으로 4대 시중은행(국민 우리 신한 하나) 중 가장 높은 대출 증가액과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우리 "진짜 경쟁 대상은 신한"

총 자산 186조원으로 국민은행(자산 211조)에 이어 은행권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우리은행은 연초 은행장 선임문제로 인해 영업력이 다소 주춤했지만 박해춘 행장이 취임한 후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박 행장은 지난달 29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보험 카드 증권 등과의 전방위 경쟁을 통해 우리은행을 1등 은행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특히 박 행장은 "중점 업무가 다른 국민은행보다 신한은행을 경쟁사로 생각하고 있다"며 신한은행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뜻을 분명히 했다.

박 행장은 또 "외형 확대 경쟁보다 지난해 급격히 불어난 자산의 관리를 강화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해나가겠다"고 밝히면서도 카드사 사장 출신답게 "카드 전략과 업무 전반을 재점검해 우리카드의 경쟁력을 최고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한때 자신이 이끌었던 LG카드와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고객이 겹치는 두 은행 간 양질의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라며 "특히 주택대출 대신 우량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출과 카드영업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