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pinion] 이채원칼럼 - 가치투자가 최선의 투자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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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가 최선의 투자법은 아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 겸 최고운용책임자
-직장은 제2의 가정이다.
현업에서만 느낄 수 있는 노동의 즐거움이나 보람 등을 '가치투자'라는 거창한 말로 송두리째 빼앗을 생각은 전혀 없다. 현업의 만족을 근간으로, 투자는 차후 선택의 문제이다.본인이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들을 찾아서 무리 없이 진행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투자라는' 제2의 부의 축적 과정'은 비로서 의미를 갖게 된다.
투자 수익의 원천은 경쟁력이다. 본인이 가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이해하기 쉬운) 투자 대상에, 가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자기 몸에 맞는) 투자방법을 접목시켜야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나만의 '가치투자'가 될 수 있다.
-투자 대상의 선택
예금이든 채권이든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모든 자산에는 이익률이라는 기준을 갖게 마련이고 우리는 그 이익률에 초점을 맞춰 투자 대상을 선택하면 된다. 얼핏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질의 투자 대상에 이익률(Yield)이라는 투자 잣대가 있어 비교 평가를 가능케 한다. 대체로 은행 예금의 이익률은 4.5%(현재의 콜금리 이자율)선이고, 채권에 투자했을 때 이익률은 약 4.8%(국고채3년수익률)이며 강남아파트를 샀을 경우에는 단순하게 보유자산 가치로만 따져 약 2~3%(매매차익 고려 없이, 전세금을 은행이자율로 계산) 이익률이 발생한다. 거기에 비해 우리나라 우량주식의 이익률은 대략 10%(=상장기업 시가총액/이익의 합) 정도로 계산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가중평균이익률은 약 10%이고, 결과적으로 이들이 창출해내는 이익의 힘이 약 10%라는 말이 된다. 진정한 우량주가 10% 이상의 수익률을 유지한다면 이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현명한 투자인 셈이다.
모든 투자수익은 궁극적으로 서로 경쟁관계에 있어, 장기적으로 이익률간의 괴리가 벌어지면 이익률이 높은 자산을 사고, 이익률이 낮은 자산을 팔아야 한다. 주식이야 말로 현시점에서 고려 가능한 최선의 투자 대상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굳이 부동산 전문가를 주식시장의 이류 이단아로 전락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다. Yield 개념으로 보면 주식의 이익률이 은행예금이나 채권, 부동산보다 우월하지만, 만인이 좋다고 하는 주식시장에서 꼴등하는 것보다는 설사 전망이 좋지 않더라도 본인이 부동산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 거기서 일등을 하는 게 더 낫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투자 방법의 선택
일단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 놓는 것을 전제로 주식 투자도 자기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간접투자를 권하고는 싶으나 직접투자에 있어 개개의 잠재능력을 헤치고 싶지는 않다. 주식시장의 매력은 수많은 투자대안이 존재하고, 본인은 가장 잘 할 수 있는 특정분야나 종목을 선택적으로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공분야나 현업이 속한 산업, 또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목들에 관심을 갖는 게 용이해 보인다. 자기 자신에게 맞는 특화된 자기만의 투자해법을 개척해 나가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러나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종목분석이나 기업탐방에 몰두하고 있는 소위 주식 전문가들을 이길 수 없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주식을 잘 모르면서 직접투자를 하기보다는 자기에게 잘 맞는 펀드의 취향을 찾고 좋은 대행자를 만나 간접투자(펀드)를 해야 한다. 단순히 수동적인 펀드가입에 그칠게 아니라 '간접투자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여러 운용사들의 철학과 원칙을 감시하고 비교 분석함으로써, 누가 원칙을 잘 지키고, 펀드 운용을 잘하는지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분산투자 측면에서 해외투자펀드에의 가입도 권장할 만하다.
누구에게나 다 맞는 완벽한 투자 기법이라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낮은 눈높이로 다양한 투자대안에 대한 끊임없는 모색을 통해 지속 가능한 안정적 장기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기만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초기투자자들을 위해서는 돈을 벌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라는 말도 꼭 전해주고 싶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및 저서소개>
중앙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원증권에 입사한 이래 가치투자의 한 길을 걸어왔다. 1998년 국내 최초의 가치투자 펀드인 '밸류이채원펀드'를 개발 운용했으며, 1999년 기술주 열풍 속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끝까지 투자 원칙을 고수했다. 2000년 4월부터 2006년 2월까지 한국투자증권의 고유계정을 맡아 종합주가지수가 56.40% 상승에 그칠 동안 무려 435%의 수익률을 달성하여 한국에서도 가치투자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자회사인 한국밸류자산운용에서 장기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10년투자펀드'의 운용 총 책임을 맡아 가치투자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 글은 한경닷컴 '초청칼럼'에 게재된 글입니다. 다른 칼럼을 더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http://www.hankyung.com/board/list.php?id=column_invite&no=1&page=1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 겸 최고운용책임자
-직장은 제2의 가정이다.
현업에서만 느낄 수 있는 노동의 즐거움이나 보람 등을 '가치투자'라는 거창한 말로 송두리째 빼앗을 생각은 전혀 없다. 현업의 만족을 근간으로, 투자는 차후 선택의 문제이다.본인이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들을 찾아서 무리 없이 진행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투자라는' 제2의 부의 축적 과정'은 비로서 의미를 갖게 된다.
투자 수익의 원천은 경쟁력이다. 본인이 가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이해하기 쉬운) 투자 대상에, 가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자기 몸에 맞는) 투자방법을 접목시켜야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나만의 '가치투자'가 될 수 있다.
-투자 대상의 선택
예금이든 채권이든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모든 자산에는 이익률이라는 기준을 갖게 마련이고 우리는 그 이익률에 초점을 맞춰 투자 대상을 선택하면 된다. 얼핏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질의 투자 대상에 이익률(Yield)이라는 투자 잣대가 있어 비교 평가를 가능케 한다. 대체로 은행 예금의 이익률은 4.5%(현재의 콜금리 이자율)선이고, 채권에 투자했을 때 이익률은 약 4.8%(국고채3년수익률)이며 강남아파트를 샀을 경우에는 단순하게 보유자산 가치로만 따져 약 2~3%(매매차익 고려 없이, 전세금을 은행이자율로 계산) 이익률이 발생한다. 거기에 비해 우리나라 우량주식의 이익률은 대략 10%(=상장기업 시가총액/이익의 합) 정도로 계산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가중평균이익률은 약 10%이고, 결과적으로 이들이 창출해내는 이익의 힘이 약 10%라는 말이 된다. 진정한 우량주가 10% 이상의 수익률을 유지한다면 이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현명한 투자인 셈이다.
모든 투자수익은 궁극적으로 서로 경쟁관계에 있어, 장기적으로 이익률간의 괴리가 벌어지면 이익률이 높은 자산을 사고, 이익률이 낮은 자산을 팔아야 한다. 주식이야 말로 현시점에서 고려 가능한 최선의 투자 대상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굳이 부동산 전문가를 주식시장의 이류 이단아로 전락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다. Yield 개념으로 보면 주식의 이익률이 은행예금이나 채권, 부동산보다 우월하지만, 만인이 좋다고 하는 주식시장에서 꼴등하는 것보다는 설사 전망이 좋지 않더라도 본인이 부동산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 거기서 일등을 하는 게 더 낫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투자 방법의 선택
일단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 놓는 것을 전제로 주식 투자도 자기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간접투자를 권하고는 싶으나 직접투자에 있어 개개의 잠재능력을 헤치고 싶지는 않다. 주식시장의 매력은 수많은 투자대안이 존재하고, 본인은 가장 잘 할 수 있는 특정분야나 종목을 선택적으로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공분야나 현업이 속한 산업, 또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목들에 관심을 갖는 게 용이해 보인다. 자기 자신에게 맞는 특화된 자기만의 투자해법을 개척해 나가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러나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종목분석이나 기업탐방에 몰두하고 있는 소위 주식 전문가들을 이길 수 없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주식을 잘 모르면서 직접투자를 하기보다는 자기에게 잘 맞는 펀드의 취향을 찾고 좋은 대행자를 만나 간접투자(펀드)를 해야 한다. 단순히 수동적인 펀드가입에 그칠게 아니라 '간접투자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여러 운용사들의 철학과 원칙을 감시하고 비교 분석함으로써, 누가 원칙을 잘 지키고, 펀드 운용을 잘하는지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분산투자 측면에서 해외투자펀드에의 가입도 권장할 만하다.
누구에게나 다 맞는 완벽한 투자 기법이라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낮은 눈높이로 다양한 투자대안에 대한 끊임없는 모색을 통해 지속 가능한 안정적 장기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기만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초기투자자들을 위해서는 돈을 벌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라는 말도 꼭 전해주고 싶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및 저서소개>
중앙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원증권에 입사한 이래 가치투자의 한 길을 걸어왔다. 1998년 국내 최초의 가치투자 펀드인 '밸류이채원펀드'를 개발 운용했으며, 1999년 기술주 열풍 속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끝까지 투자 원칙을 고수했다. 2000년 4월부터 2006년 2월까지 한국투자증권의 고유계정을 맡아 종합주가지수가 56.40% 상승에 그칠 동안 무려 435%의 수익률을 달성하여 한국에서도 가치투자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자회사인 한국밸류자산운용에서 장기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10년투자펀드'의 운용 총 책임을 맡아 가치투자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 글은 한경닷컴 '초청칼럼'에 게재된 글입니다. 다른 칼럼을 더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http://www.hankyung.com/board/list.php?id=column_invite&no=1&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