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놓고 출산휴가 다녀오세요.'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직장 여성들이 회사 눈치를 보며 출산휴가를 가던 시대는 지나고 오히려 회사가 임신한 여직원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최근 고급 여성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우수한 여직원이 임신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막기 위해 기업들이 앞다퉈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가장 대표적인 방안이 '출산육아자문제도'(maternity coaching)이다.

이 제도는 출산휴가를 시작하기 전,휴가 기간 중,그리고 출산휴가를 마친 여성에게 다양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컨설팅 내용은 아주 현실적인 것으로 출산휴가를 가면서 무리 없이 업무를 인수인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휴가 기간 중 회사와 얼마나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원하는지,가사와 직장 일을 병행하기 위해 휴가를 끝낼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매우 다양하다.

한마디로 임신부터 출산휴가,복직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해 총체적인 컨설팅을 해준다.

또 단순한 업무에 관한 조언 이외에 임신과 출산 그리고 업무 복귀 등을 거치면서 여성이 겪는 감정 및 자아의식 변화와 업무 복귀시 일에 대한 자신감을 어떻게 회복하는지 등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도 병행한다.

때로는 해당 여직원의 상사에게도 관리자 입장에서 임신한 여성의 입장이 어떤 것인지,그 직원과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등에 대해 교육한다.

이 같은 '출산육아자문제도'는 직장에서 직접 운영하기도 하며 일부에서는 전문기관에 위탁해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업종은 로펌이나 투자은행 등 전문직 여성이 많은 쪽이다.

이들 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능력 있는 여직원,특히 중간급 이상 여성 간부 사원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직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서비스를 앞장서서 도입하고 있다.

투자은행 UBS는 지난해 10월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 80여명의 여직원이 참가,높은 호응도를 보이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출산휴가 기간 자체를 늘리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고령화와 저출산이 확산되면서 여성 인력 확보를 위한 이 같은 제도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