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대해 미국 행정부와 산업계,경제단체 등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쇠고기 관련 단체 및 노조의 이익을 대변하는 의원들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실익이 적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부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의회의 승인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의회 처리 절차의 어려움은 항상 있어왔기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운 일도 아니다"며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300만개 기업들의 연합체인 미 상공회의소의 토머스 도너휴 회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로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한국시장이 미국 업체들에 개방됐다"며 "미국 제조업체와 농민,서비스 업체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무역비상위원회(ECAT)의 콜먼 코언 회장은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미국 기업들이 무역장벽 없이 영업활동을 할 수 있게 됐으며 양국 경제성장 증진에 FTA가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호주의 성향이 강한 의원들은 적극적인 FTA 반대 의사를 밝혀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격렬한 논란을 예고했다.

미국 민주당 데비 스테이브나우 상원의원은 "한·미 FTA 협상은 미국 노동자와 업계에 나쁜 합의(bad deal)"라며 "미국 정부가 무역촉진권한(TPA) 시한에 쫓겨 타결을 서두름에 따라 무역적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줄이며 자동차 등 제조업에 피해를 주게 됐다"고 비난했다.

그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75만대에 달하는데 미국 업체의 한국 수출은 5000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고관세 등 무역장벽을 그대로 두는 것은 전혀 공평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 업체를 대변해온 미 자동차무역정책위원회(ATPC)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내부에 다른 반응들이 있어 취합하는 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은 3일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 협상 타결과 관련,"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더욱 발전해 동아시아 지역의 번영에 공헌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2004년 11월 이후 중단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 협상 재개에 언제라도 응할 용의가 있다"며 "협상의 조기 재개를 한국 측에 적극적으로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통상정책 최고수장인 피터 만델슨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다음 달부터 시작될 한·EU 자유무역협정 협상의 전망을 한층 밝게 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FTA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EU 통상위원회는 현재 EU 회원국들로부터 한·EU FTA 협상 권한을 위임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인한/장규호/김남국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