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상생의 노사문화가 전국 산업현장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부 기업에서 경영난 타개의 일환으로 실시됐던 노사 화합 선언이 올 들어 산업현장 곳곳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노사문화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3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말까지 노사 화합을 선언한 기업이 300여곳에 이르고 있다.

한때 극렬한 노사 분규를 겪은 뒤 '모범생'으로 돌아선 현대중공업을 비롯 지난해 포항건설노조의 점거 사태로 홍역을 치른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구조조정 등을 둘러싸고 파업 사태를 빚었던 쌍용자동차 노사 등도 상생의 노사문화를 다짐했다.

또 청주지역 60개 기업과 광양지역 53개 기업,경산지역 33개 기업 노사는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산업평화에 앞장 서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꾀할 것을 다짐했다.

비엠에스 지엔텍 포센 대운 영남정보통신 케이알티 디웅정보통신 노사는 아예 영구적인 노사 화합을 선언,갈등 없이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을 선언했다.

이 밖에 한독약품 대운 화인텍 대구의료원 남양유업 천안공장 노사 등이 협력적 노사 관계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산업평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것은 국내 산업 위기론이 고조되면서 상생의 노사문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봉근 노동부 노사정책국장은 "불안한 노사 관계가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훼손하고 투쟁 중심의 노동운동으로는 더 이상 국민적 호응을 얻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협력적 노사문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생의 노사문화가 확산되면서 산업현장에는 노사 분규가 줄고 근로 손실 일수도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 들어 3월 말까지 노사 분규 발생 건수는 12건으로 작년 동기의 19건에 비해 37% 감소했고 노사 분규에 따른 근로 손실 일수도 지난해 8만4378일에서 올해는 4만2278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1·4분기 기준으로 근로 손실 일수는 2003년 7만1447일,2004년 6만7796일,2005년 6만6468일,2006년 8만4378일 등으로 매년 6만일이 넘었으나 올해는 노사 관계 안정으로 참여정부 들어 가장 낮은 손실 일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상생의 노사문화가 이어질지는 임단협이 본격화되는 6월 말∼7월 초에 가서야 확실해질 것으로 노동부는 내다봤다.

특히 현대자동차 등 대형 노조들이 금속산별노조로 전환한 뒤 처음 교섭을 가지는 만큼 금속 산별교섭이 올해 노사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노사 분규 발생 가능성이 있는 412개 취약 사업장에 대해 노사 분규 예방 활동을 적극 벌이는 등 노사 관계 안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윤기설 노동전문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