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제5차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4선 의원을 지낸 박상천 전 법무부 장관을 새 대표로 선출했다.

박 대표는 전체 유효 투표수 5113표 중 42.32%인 2164표를 얻어 1925표(37.65%)에 그친 장상 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김영환 후보는 526표(10.29%),김경재 후보 372표(7.28%),심재권 후보는 126표(2.46%)로 각각 3,4,5위를 기록했다.

2003년 민주당 분당 사태 때 68일간 대표직을 맡았던 박 대표는 지난해 12월 말 한화갑 전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한 후 과도체제를 이끌어온 장 전 대표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앞으로 2년간 민주당을 이끌게 된다.

이번 민주당의 전대는 범여권 대통합 국면과 맞물려 정치권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범여권 대통합의 한 축인 민주당의 당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통합의 속도와 밑그림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민주당 기반 중도정당 건설론'을 기치로 내건 박 대표가 당권을 잡음에 따라 향후 범여권의 대통합 추진에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박 신임 대표가 '민주당 중심의 통합'에 방점을 찍고 있어 열린우리당과 통합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 대표는 민주당이 분당될 때 '민주당의 정통성을 지키는 모임'을 이끌며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들과 첨예하게 대립했었다.

전대 과정에서도 "열린우리당 창당 주도세력과는 함께 할 수 없다" "열린우리당과 당대당 통합은 없다"고 공언해왔다.

열린우리당이 은근히 장상 전 대표가 승리하기를 기대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실제 박 대표는 대표로 선출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중도개혁정당이기 때문에 당을 해체할 생각이 없다"면서 "당 해체는 아주 잘못된 발상이며 50년 전통의 민주당을 해체해 좋을 일이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각자 대선후보를 내고 12월에 지지도가 높은 정당의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도록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며 "지금 단일정당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열린우리당과의 통합불가 원칙을 분명히 했다.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 탈당파와 국민중심당 등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그런 방법도 있고 다른 방식도 있다"고 밝혔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