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사상최고치 경신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1500선까지는 무난히 갈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증권사들의 관심사는 1500선에서 주가가 다시 빠질 것인지, 그 위로 더 오를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였다. 지난해까지 증시는 지난 4일 같은 역사적인 전고점을 새로 쓸 때마다 바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1500선 이후 더 상승한다는 쪽으로 표를 던지는 분위기다.

신영증권은 ‘역사적 신고가 시대의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그 동안 증시 부진은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었지만 전일 미국 경기 리스크가 완화된 신호가 나와 앞으로 급락 걱정이 줄었다”고 봤다.

다음주부터 발표될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지만 미국 경기 리스크 감소가 이를 압도할 정도로 강력하다는 것.

또한 낸드 플래시 가격 상승과 LCD 패널 가격 하락폭의 둔화로 그 동안 부진했던 IT업황에 희망을 주고 있어 기대했던 것보다 실적이 크게 좋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절묘한 타이밍에 등장한 삼성전자’ 보고서에서 시가총액 1위업종인 IT가 움직여야 지수가 1500선 이상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

그러나 “1분기 반도체 가격 하락은 2분기 실적에 반영되므로 이번 실적 개선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며 “D램 공급 물량 증가가 예상돼 안심하긴 이르다”고 지적했다.

다만 “IT업종이 지수 상승을 주도하지는 못해도 안전판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은 1500선 위로 확실하게 뻗어나갈지 가늠할 수 있는 몇 가지 훙미로운 지표들을 제시했다.

대우증권은 ‘BDI(벌크선)의 힘이 시장을 움직인다’ 보고서에서 벌크선 운임지수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대우증권의 김정훈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더 가려면 주가가 바닥이었을 때 가장 빠르게 움직였던 가격변수의 흐름을 봐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BDI(벌크선) 운임지수”라고 밝혔다.

벌크선은 최근 우리 증시를 이끄는 조선업의 수주시황을 주도하는 선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 성장으로 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석탄과 철광석 수입이 급증해 벌크선 운임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벌크선 운임지수가 구조적인 상승 흐름을 보여줄 경우 전반적인 해상 운임 상승에 긍정적이며, 글로벌 산업 생산 증가(글로벌 경기 연착륙)의 신호로도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삼성증권은 ‘뜨거운 시장, 차가운 머리’ 보고서에서 “아무래도 미국 경기가 관건이라며 미국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증시가 일희일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낮은 기대감 때문에 코스피 사상최고치 경신과 맞물려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있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외국인 매수와 IT업종 상승이 지속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나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급히 먹은 밥이 체한다”며 “위와 같은 위험요인이 해소되어야 1500선 안착 후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차분한 대응을 당부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