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저를 두 번 낳아 주셨어요.사람으로 태어나게 해 주신 게 첫 번째이고 배드민턴인으로 만들어 주신 게 두 번째죠."

한국배드민턴협회와 세계배드민턴연맹의 회장 타이틀을 동시에 갖고 있어 '셔틀콕의 제왕'으로 불리는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그는 "세계배드민턴연맹 회장까지 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어머니 덕"이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한다.

일찍 남편을 잃고 홀로된 강 회장의 어머니는 배드민턴을 무척 좋아했다.

강 회장은 어머니를 상대하기 위해 매일 라켓을 들었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 했던가.

'배드민턴은 그냥 운동일 뿐'이었던 강 회장의 생각은 어머니와 자주 게임을 하면서 서서히 바뀌었다.

눈을 감아도 셔틀콕만 보일 만큼 배드민턴의 매력에 푹 빠져 들게 된 것.그는 시간이 나는 대로 배드민턴과 관계되는 일을 하나 둘씩 도왔고 결국 1997년 대교의 여자배드민턴팀을 만들었다.

현재 강 회장의 어머니는 고령(86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배드민턴을 즐긴다.

강 회장은 항상 차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는 선물용 배드민턴 라켓을 갖고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배드민턴을 권한다.

선물과 동시에 곁들여지는 것이 그의 배드민턴 예찬론이다.

"네트경기다 보니까 부상이 없습니다. 또 짧은 시간에 유산소운동을 통해 심폐기능을 강화할 수 있고 다이어트에도 최고입니다. 하루에 30분 정도씩 한 달만 해보세요. 최소한 5~6kg은 빠집니다."

강 회장은 배드민턴 인구가 400만명에 달하는데도 비인기 종목에 머물러 있는 것은 '노인과 부녀자의 운동'이라는 일반인의 잘못된 인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배드민턴 셔틀콕의 순간 최고 속도가 시속 337km예요.세계적인 골프천재 타이거 우즈가 친 골프공의 속도가 시속 225km고 한국이 낳은 야구영웅 박찬호의 피칭 속도가 시속 150km라는 걸 생각하면 얼마나 빠른 겁니까. 제가 배드민턴을 오래 쳤지만 라경민 선수가 왼손으로 쳐도 못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