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증권사들이 신용융자를 경쟁적으로 확대하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미수금과 신용잔액이 2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외상거래 급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미수금 및 신용잔액은 각각 7965억원,1조3724억원으로 이를 합친 외상거래 잔액은 2조1689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일평균 1조6101억원이나 1월의 1조1867억원보다 각각 5588억원(34.7%),9822억원(82.8%) 많은 수준이다.

오는 5월 미수 동결계좌 도입으로 사실상 미수 거래가 불가능해지면서 증권사들이 고객들을 신용쪽으로 유도한 결과다.

증권사들은 지난 2월부터 증거금률 인하,융자기간 연장 등을 통한 신용거래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대우증권은 지난 1월 말 848억원에 머물던 신용잔액이 지난달 30일 현재 2415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206억원에서 2274억원으로 10배 이상 뛰었다.

현대증권과 키움증권도 각각 1796억원,1649억원으로 1월 말보다 세 배가량 급증했다.

대신(823억원) 한화(708억원) 삼성(531억원)증권 등도 지난달 말 잔액이 500억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외상거래 급증은 2월과 3월 일평균 미수금이 각각 7704억원,8583억원으로 1월(8117억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신용거래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5월 미수거래가 폐지되면 신용거래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미국 증시에서도 신용잔액이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는 점을 감안할 때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외상거래의 단기 급증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과거 증시 급락으로 '깡통계좌'(담보유지비율 100% 미만)가 속출해 문제가 된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