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판매와 소비심리 지표가 나아지고 사무실의 공실률이 낮아지는 등 경기가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 회복을 예단할 정도로 강력한 신호는 아니지만 설비투자 확대 등 한두 가지 모멘텀만 뒷받침된다면 경기 회복 시기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3월 소비자 전망조사'에서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와 생활 형편을 나타내는 소비자 평가지수는 83.3으로 전달(82.3)보다 올랐다"고 5일 발표했다.

소비자 평가지수는 지난해 12월 77.1을 기록한 뒤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비자 평가지수 구성 항목인 '생활 형편'에 대한 평가는 4개월 연속 좋아졌고 '경기' 평가도 3개월 연속 높아졌다.

향후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소비자 기대지수가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오른 뒤 3월에는 소폭 하락했지만 전체적인 추세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한 가계 수입 평가지수는 94.1로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좋아졌다.

가계 수입이 1년 전보다 좋아졌다고 응답한 가구는 19.8%로 지난해 말보다 0.8%포인트 높아졌고,가계 수입이 줄었다고 응답한 가구는 27.5%로 지난해 말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6개월 전에 비해 '저축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가구 비율도 13.3%로 전달(13.0%)보다 높아졌고 '부채가 증가했다'는 가구 비중은 18.9%로 전달(19.7%)보다 낮아지는 등 가계 형편도 점차 나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2월)도 공장 가동률 상승과 도소매판매 증가 등에 힘입어 2개월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고,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 비도 기계 수주·자본재 수입 증가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1,2월 중 소비재판매 증가율은 작년의 4~6%를 상회하는 7%대 중반을 기록했고 도소매판매 역시 6%대 초반의 증가율을 보였다"며 "내수를 중심으로 부분적인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이 같은 내수 회복 조짐에 힘입어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지표들도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수출이 견실한 증가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 투자 등 내수지표와 심리지표가 다소 좋아지는 상황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연간으로 4%대 중반의 성장률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국감정원은 서울 강남,마포·여의도,강북 도심 등 3대 권역의 10층(연면적 3000평) 이상 주요 업무용 빌딩 150동을 표본 조사한 결과 1분기 공실률은 2.16%로 2003년 4분기(2.74%)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