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 1라운드는 '코스가 선수를 압도'한 날이었다.

단단하고 빠른 그린에다 핀 위치마저 까다로워 96명 가운데 단 9명만 언더파를 냈고,내로라하는 선수들도 줄줄이 오버파를 기록했다.

80타벽을 깨지 못한 선수는 12명이나 됐고,평균 타수는 76.187타로 최근 4년 래 가장 높았다.

톱랭커들 가운데 타이거 우즈(32·미국)와 비제이 싱(44·피지)은 무난한 출발을 한 반면 필 미켈슨(37·미국)과 어니 엘스(38·남아공)는 어려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 72·길이 7445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저스틴 로즈(27·영국)와 브렛 웨터릭(34·미국)이 3언더파 69타로 공동선두에 나선 가운데 우승후보인 우즈와 싱은 나란히 1오버파 73타를 쳤다.

우즈와 싱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15위이나,코스가 까다로워 언제든지 선두권이 뒤바뀔 수 있는 데다 타수차도 크지 않아 무난하게 첫날을 열었다.

올해로 71회를 맞은 마스터스에서 첫날 선두가 아닌 선수로서 우승한 사례 가운데 첫날 선두와 가장 큰 타수차는 7타였다.

1990년 닉 팔도가 첫날 선두와 7타차 열세를 극복하고 우승했고,2005년엔 우즈가 첫날 크리스 디마르코에게 7타나 뒤진 74타를 쳤으나 연장전 끝에 디마르코를 제치고 통산 네 번째 그린 재킷을 걸쳤다.

우즈와 싱의 기량으로 보나,역대 기록으로 보나 선두와 4타 간격은 종이 한 장 차이다.

2년 만의 정상복귀를 노리는 우즈로서는 아쉬움이 큰 1라운드였다.

7번홀(파4) 보기를 파5홀인 13,15번홀 버디로 만회하는 듯했다.

그러나 17번홀(파4)에선 티샷이 소나무숲에 떨어져,18번홀(파4)에서는 어프로치샷이 벙커에 빠져 연속 보기를 범하며 10위밖으로 밀리고 말았다.

지난해 챔피언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리는 '왼손잡이' 미켈슨은 '버디4-보기6-더블보기1'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기복 많은 플레이로 공동 43위에 머물렀다.

4오버파 76타는 최근 10년 래 그의 첫날 스코어로는 가장 나쁜 것.선두와 7타차이기 때문에 우승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 자신도 "첫날 스코어에 실망하지 않는다.

버디를 잡을 수 있는 홀이 많이 남아 있다"며 대회 2연패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미켈슨은 지난해처럼 드라이버를 두 개 들고 나왔으나 정확성은 높지 않았다.

2000년과 2004년 2위에 그친 아쉬움을 만회하려던 세계랭킹 5위 엘스는 미켈슨보다 2타나 뒤졌다.

엘스는 버디 1개를 잡은 데 그쳤고,보기 5개와 더블보기 1개를 곁들인 끝에 6오버파 78타를 쳤다.

첫날 언더파를 친 선수 가운데 눈에 띄는 선수는 데이비드 톰스(40·미국).최근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 못한 탓에 세계랭킹 20위로 떨어진 톰스는 이날 정확한 샷을 무기로 2언더파(버디3 보기1) 70타를 쳤다.

선두와 1타차의 공동 3위.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