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개막된 '작은 그림ㆍ큰 마음전'(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는 전시작품 300여점이 이틀 만에 모두 팔렸다.

중견 작가의 작품을 점당 100만원씩 비교적 싼 값에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직장인 주부 등 수천명이 몰려 앞다퉈 작품을 매입했다.

일부 관람객은 개관 시간 전에 도착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8일 300여점을 추가로 내걸 예정이지만 전시되기도 전에 이미 70% 이상 예약 판매된 상태다.

미술품이 감상을 겸한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개미 컬렉터'들이 미술시장을 달구고 있다.

기존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의 작품을 사들이는 '큰손'들이 시장을 주도했으나 올 들어 미술에 관심있는 직장인 주부 등이 새로운 매수 주체로 가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듯 미술품을 살 수 있는 아트페어와 중저가 미술품 경매시장도 소액 투자자로 북적거리고 있다.

100만~1000만원대의 미술작품을 정액제로 판매하는 '마니프 아트페어(14일까지,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는 전시 6일 만에 1만2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아예 직장인 컬렉터를 겨냥해 전시 제목도 '김과장 전시장 가는 날'로 붙였다.

출품작 2800점 가운데 600여점이 팔려 지난해 매출 10억원을 이미 달성했다.

이에 앞서 7일 실시된 서울옥션의 '열린 경매'에서는 1000만원 미만 작품이 97점이나 팔렸다.

전체 출품작의 65%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소액 투자자들의 거래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인 열린경매 낙찰률도 2004년 34%에서 2006년 59%,올해는 63%까지 치솟았다.

미술품 경매회사에 연회비 10만원을 내고 경매 입찰 자격을 갖는 회원도 지난해 3000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2만여명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