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긴축 조치가 증시에서 약발을 잃고 있다.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악재로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6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장 마감 직후 발표된 은행 지급준비율 0.5%포인트 인상 조치로 장 초반 1% 이상 떨어졌지만 상승 반전하며 0.13% 오른 3323.59로 마감했다.

5일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중국은행 푸둥발전은행 등 은행주가 1∼3% 급락하긴 했지만 상승 대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청하이용 화샤기금관리공사 경리는 "1분기 경제 과열로 지준율 인상이 예견됐었다"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중국 증시는 올 들어 두 차례의 지준율 인상과 한 번의 금리 인상 등 세 차례 단행된 긴축 조치 발표 이후에도 첫 영업일에 1.43∼2.87%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긴축 조치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자금이 넘쳐나고 있어서다.

3월 한 달간 내국인 전용 A주에 유입된 시중자금은 2012억위안(약 24조144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도 중국 긴축에 따른 차이나쇼크를 겪은 2004년과는 다른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월 중국 지준율 인상 발표 후 첫 영업일에 1.08% 하락했지만 2월과 3월 긴축 때는 상승했으며 이날도 0.14% 오른 1484.15로 마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중국 긴축으로 인한 증시 억제가 점차 약발을 잃고 있다"며 "중국의 총통화(M2) 및 무역수지 흑자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두세 차례 더 지준율 인상이 예상되며 추가 금리 인상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추가 긴축을 하더라도 미리 신호를 보내는 데다 강도 낮은 조치를 여러 번 하는 연착륙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여 3년 전 차이나쇼크와는 달리 '중국 긴축=증시 급락'이라는 패턴이 재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시각이 많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