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워크숍에서 관련 산업의 예상피해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며 관련 장관을 강하게 질책했다.

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각 부처가 피해를 과장 보고하는 데만 치중하고 경쟁력 강화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불만을 제기했다.

6일 청와대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워크숍에서 농림부,해양수산부,문화관광부 등으로부터 한·미 FTA타결에 따른 후속 보완대책을 보고받은 뒤 각 부처가 예상되는 피해실상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어민 700명을 가지고 어떻게 FTA타결로 어업계 피해가 엄청나다는 식으로 보고할 수 있느냐"며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진행된 보건복지부 문화부 등의 보고에서도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노 대통령이 산업 분야별 피해의 실질적 규모와 금액을 꼬치꼬치 묻자 미처 준비하지 못한 장·차관들이 진땀을 빼는 상황도 벌어졌다.

노 대통령은 "각 부처의 안이한 자세로 인해 한·미 FTA 협상이 총론에서는 이기고,각론에서는 패배해 결국 국회비준 동의를 받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FTA타결 내용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중요한 만큼,장·차관이 직접 나서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노 대통령의 이날 질책은 정부가 내놓은 FTA 보완대책이 이전 대책의 짜깁기 또는 재탕삼탕이라는 비난여론이 비등하고,특히 피해산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대책이 전무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