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콜금리 운용 방향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12일 열린다.

각종 경기지표는 여전히 혼조 양상이며 섣부른 낙관을 불허하는 부동산 시장의 동향, 중국의 긴축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콜금리의 인상은 물론 인하도 어려운 분위기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콜금리가 작년 8월 이후 8개월 연속 연 4.50%로 묶일 것으로 점치는 기류가 강하다.

◇ 경기지표는 혼조세 = 2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설연휴로 인해 인해 작년동월 대비로 -0.4%를 기록, 2년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석달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2월 서비스업활동동향도 호조를 보였으나 설연휴 효과가 컸다.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2%로 여전히 관리목표치(3.0% ±0.5%포인트)를 밑돌고 있다.

설연휴 효과로 1,2월의 경기지표가 오락가락하는 양상이지만 전반적으로는 크게 우려할 만한 요소는 없어 보인다.

한은은 "민간소비와 수출, 설비투자 등 각 부문에서 개별 수치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전반적인 흐름은 당초 예측했던 경로범위내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상반기는 다소 부진하고 하반기에 상승속도가 나아질 것이라는 당초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으로 당분간 활력있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 대외변수는 여전히 불안 = 연초 하향안정세를 보일 듯 하던 국제유가는 최근 다시 크게 반등하는 양상이다.

중국발 금융시장의 충격과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의 위기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중국은 경기과열을 우려해 금리인상 쪽으로 움직이고 있고 일본 역시 추가 금리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미국은 금리인하를 조율중이지만 중국과 일본은 인상 쪽이어서 시그널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여진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중국발 금융시장 충격과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 등을 감안할 때 시장을 좀 더 예의주시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 콜금리 동결 전망에 무게를 뒀다.


◇ "부동산 시장 자극은 금물" = 일각에서는 경기상승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기 위해 콜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크게 힘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는 대표적 이유는 부동산 시장 동향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전 수석연구원은 "경기로 보자면 금리인하를 검토할 수도 있지만 부동산 문제만 생각하면 인하는 막혀 있다고 봐도 좋다"고 지적했다.

전반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이지만 서울 강북의 일부에서는 오히려 부동산 가격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유동성을 더 푼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스런 결정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오석태 경제분석팀장은 "경기와 물가, 부동산시장 등의 변수를 감안한 금리 향배는 중립적이어서 콜금리를 움직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은 내부의 분위기도 지금까지의 기조에서 크게 변화할 가능성을 읽어내기 어렵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현재의 금리수준이 긴축적이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연 4.50%인 현재의 콜금리 수준이 최정점은 아니며 경기가 허락만 한다면 1-2차례 더 금리를 올리는 것도 필요하다는 뜻이 묻어나는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몇년간 저금리 기조와 그에 따른 과잉유동성이 빚어낸 부동산 광풍과 그 후유증에 대한 책임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한은의 고뇌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