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과 경제 시너지 효과] 중국, 홍콩에 관세 철폐 … 홍콩, 중국에 달러 공급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홍콩의 한 다국적회사에 다니고 있는 이반 찬씨(46)는 자신의 국적을 묻는 질문에 '홍콩 차이니스'라고 답한다.
'홍콩 거주 중국인'이라는 뜻이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을 '홍콩어(Hongkonger·본토 홍콩인)'라고 소개했었다.
찬씨의 사례는 대부분의 홍콩 사람이 중국을 믿음직한 '다거(大哥·형)'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홍콩인들이 대륙을 받아들인 이유는 경제에 있다.
홍콩 경제는 지난 수년 동안 6~8%의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2003년 8%에 육박했던 실업률은 2006년 4%대로 떨어졌다.
홍콩 경제를 억눌렀던 부동산시장도 긴 침체를 털고 꿈틀대고 있다.
2003년 저점을 통과한 홍콩 경제가 지금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90년대 초 이미 아시아 금융센터로서의 입지를 굳혔던 홍콩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은 아시아가 외환위기에 휩싸였던 1997년이다.
중국이 홍콩을 '접수'한 바로 그해다.
2003년 홍콩을 덮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가뜩이나 휘청거리던 홍콩 경제에 치명타였다.
중국 반환 이전 실업을 겪어보지 않았던 홍콩인들은 그해 약 8%에 달하는 실업률로 고통받아야 했다.
홍콩 반환일인 7월 1일은 경축일이라기보다는 시위의 날이었다.
중국이 '홍콩 구하기'에 나선 게 바로 이때다.
중국 정부는 홍콩 경제를 살리기 위한 카드를 한장 한장 뽑아들었다.
첫 번째 조치가 대륙과 홍콩의 자유무역협정인 경제긴밀화협정(CEPA) 체결이었다.
중국은 2003년 6월부터 작년 말까지 세 번에 걸쳐 개방 단계를 높여가며 CEPA를 체결,지난 1월1일부터 홍콩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모두 철폐했다.
CEPA는 홍콩 기업뿐만 아니라 홍콩에 거점을 둔 외국 기업에도 적용되도록 했다.
더 많은 외국 기업이 CEPA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홍콩으로 몰려들었고,'중국의 관문'이라는 홍콩의 기능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CEPA가 홍콩 경제의 부활을 위한 기반을 닦아준 것이다.
2004년 시작된 대륙의 홍콩 여행 자유화 조치도 홍콩 경제를 일으킨 주요한 요소다.
작년 홍콩을 방문한 여행객은 2525만명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360만명이 대륙에서 건너온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홍콩이 일방적으로 수혜만 받은 것은 아니다.
중국 역시 홍콩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얻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중국 기업의 홍콩증시 상장이다.
지난해 홍콩증시의 IPO(기업공개)규모는 428억5000만달러로 런던에 이어 세계 제2위를 기록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대륙 기업이다.
대륙 기업이 홍콩증시를 통해 국제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 성장으로 홍콩 증권시장 내 중국 기업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홍콩증시 거래량의 60%가 대륙 기업이다.
홍콩은 여전히 중국 경제에 달러 공급 통로이기도 하다.
홍콩은 중국 최대 투자국으로,중국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에만 6만개의 홍콩 기업이 중국인 약 110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홍콩인(약 700만명)보다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셈이다.
홍콩은 또 중국이 선진제도나 기법,학문 등을 들여오는 통로이기도 하다.
중국은 자국의 금융 개혁을 위해 홍콩 금융계 인사를 스카우트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조환복 전 주홍콩 총영사(현 동북아재단 사무총장)는 "홍콩은 예나 지금이나 중국으로 향하는 교두보이자,중국이 세계로 향하는 관문"이라며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을 '다거'로 두고 있어 안정적 경제운용이 가능하고,중국은 '아시아의 금융 허브'인 홍콩을 갖고 있기에 빠르게 세계 경제무대로 달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과 중국이 지금 거대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급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
'홍콩 거주 중국인'이라는 뜻이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을 '홍콩어(Hongkonger·본토 홍콩인)'라고 소개했었다.
찬씨의 사례는 대부분의 홍콩 사람이 중국을 믿음직한 '다거(大哥·형)'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홍콩인들이 대륙을 받아들인 이유는 경제에 있다.
홍콩 경제는 지난 수년 동안 6~8%의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2003년 8%에 육박했던 실업률은 2006년 4%대로 떨어졌다.
홍콩 경제를 억눌렀던 부동산시장도 긴 침체를 털고 꿈틀대고 있다.
2003년 저점을 통과한 홍콩 경제가 지금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90년대 초 이미 아시아 금융센터로서의 입지를 굳혔던 홍콩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은 아시아가 외환위기에 휩싸였던 1997년이다.
중국이 홍콩을 '접수'한 바로 그해다.
2003년 홍콩을 덮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가뜩이나 휘청거리던 홍콩 경제에 치명타였다.
중국 반환 이전 실업을 겪어보지 않았던 홍콩인들은 그해 약 8%에 달하는 실업률로 고통받아야 했다.
홍콩 반환일인 7월 1일은 경축일이라기보다는 시위의 날이었다.
중국이 '홍콩 구하기'에 나선 게 바로 이때다.
중국 정부는 홍콩 경제를 살리기 위한 카드를 한장 한장 뽑아들었다.
첫 번째 조치가 대륙과 홍콩의 자유무역협정인 경제긴밀화협정(CEPA) 체결이었다.
중국은 2003년 6월부터 작년 말까지 세 번에 걸쳐 개방 단계를 높여가며 CEPA를 체결,지난 1월1일부터 홍콩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모두 철폐했다.
CEPA는 홍콩 기업뿐만 아니라 홍콩에 거점을 둔 외국 기업에도 적용되도록 했다.
더 많은 외국 기업이 CEPA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홍콩으로 몰려들었고,'중국의 관문'이라는 홍콩의 기능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CEPA가 홍콩 경제의 부활을 위한 기반을 닦아준 것이다.
2004년 시작된 대륙의 홍콩 여행 자유화 조치도 홍콩 경제를 일으킨 주요한 요소다.
작년 홍콩을 방문한 여행객은 2525만명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360만명이 대륙에서 건너온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홍콩이 일방적으로 수혜만 받은 것은 아니다.
중국 역시 홍콩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얻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중국 기업의 홍콩증시 상장이다.
지난해 홍콩증시의 IPO(기업공개)규모는 428억5000만달러로 런던에 이어 세계 제2위를 기록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대륙 기업이다.
대륙 기업이 홍콩증시를 통해 국제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 성장으로 홍콩 증권시장 내 중국 기업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홍콩증시 거래량의 60%가 대륙 기업이다.
홍콩은 여전히 중국 경제에 달러 공급 통로이기도 하다.
홍콩은 중국 최대 투자국으로,중국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에만 6만개의 홍콩 기업이 중국인 약 110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홍콩인(약 700만명)보다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셈이다.
홍콩은 또 중국이 선진제도나 기법,학문 등을 들여오는 통로이기도 하다.
중국은 자국의 금융 개혁을 위해 홍콩 금융계 인사를 스카우트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조환복 전 주홍콩 총영사(현 동북아재단 사무총장)는 "홍콩은 예나 지금이나 중국으로 향하는 교두보이자,중국이 세계로 향하는 관문"이라며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을 '다거'로 두고 있어 안정적 경제운용이 가능하고,중국은 '아시아의 금융 허브'인 홍콩을 갖고 있기에 빠르게 세계 경제무대로 달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과 중국이 지금 거대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급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