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투사, 중국서 벤처金脈 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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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투자회사들이 '차이나 벤처' 투자에 시동을 걸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엠벤처투자 스틱IT투자 LG벤처투자 한화기술금융 등 주요 창투사들은 중국 상하이에 현지 법인 또는 사무소를 개설하거나 중국 시장을 겨냥한 펀드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국내 투자에 머물러 온 창투사들이 투자처 발굴 한계에 따른 새로운 수익원 창출과 해외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한 펀드 운용의 글로벌화를 위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벤처투자시장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창투조합과 정책성 펀드인 한국벤처투자조합의 해외 투자 요건이 최근 관련 법령 개정으로 잇따라 완화되면서 창투사들의 '차이나 행보'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창투사는 신기술금융사인 KTB네트워크와 함께 중국 벤처투자시장을 개척해 온 엠벤처투자(대표 홍성혁).엠벤처는 최근 2년여간 모두 6000만달러 규모의 중국 투자용 펀드를 조성,지금까지 31개사에 3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회사는 중국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말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투자심사역 3명 등 현지 직원 6명을 채용했다.
홍성혁 대표는 "올해 중국 현지 법인에서 5000만달러의 투자펀드를 결성하고 국내에서도 2000만달러 규모의 중국 투자 펀드 결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중국 대만 등 중화권의 유망 기업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 진출하는 국내 벤처들도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올초 글로벌 본부를 출범시키며 해외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스틱IT투자도 올해 안으로 상하이에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상복 스틱IT 전무는 "충분한 검토와 면밀한 시장분석을 거쳐 중화권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올해는 기존에 결성한 '코리아글로벌 IT펀드'에서 해외 투자할 수 있는 700여억원의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벤처투자도 올 상반기 중 상하이에 사무소를 개설한다.
이 회사 김윤권 이사는 "올해부터 중국 등 해외 벤처 투자에 본격 나설 계획"이라며 "중국 투자를 겨냥한 한국벤처투자조합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기술금융은 최근 중국 자산운용사인 연화자산관리공사와 한·중 합작 벤처펀드 결성 및 운영 등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창투사들이 이처럼 해외 투자의 시발점으로 중국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중국 기업들의 초기 투자 이익률이 높은 데다 각종 규제 완화로 나스닥뿐 아니라 중국 증시 등에서 투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KTB가 2004년 결성한 국내 첫 중국벤처펀드인 KTB-UCI펀드(1000만달러 규모)는 LCD광고판업체인 포커스미디어 등 6개사에 투자해 현재 회수한 자금만으로도 수익률이 230%에 달한다.
창투사들의 중국 진출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홍원호 KTB네트워크 상하이사무소장은 "중국 시장에 외국계 벤처자금이 몰려들면서 중국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높아져 2~3년 전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중국 현지 파트너나 투자 업체와 확실한 협력 관계를 맺지 않으면 실패할 위험도 높다"고 지적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