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휴대용 디지털 기기업계의 이슈는 누가 뭐래도 '컨버전스'다.

지난 수년간 휴대형 디지털 기기에는 음악, 동영상, 사진, 전자사전, DMB, 내비게이션 등의 여러가지 기능들이 융합돼 왔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내비게이션과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PMP), DMB가 결합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올해 내비게이션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한다는 전망에 따라 중견 벤처들은 너도 나도 내비게이션 제조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내비게이션업체인 현대오토넷과 카포인트는 PMP기능이 부가된 휴대용 내비게이션을 출시했고, 이에 질세라 PMP 업체인 디지털큐브, 코원, 유경테크놀로지스 등이 잇따라 내비게이션 기능을 넣은 PMP를 선보였다.

서로의 영역을 교차접속하는 마케팅이다.

디지털큐브가 선보인 내비게이션 '아이스테이션 T7'은 기존 내비게이션 제품에 비해 손색없는 사양을 자랑한다.

7인치 고화질 LCD와 국내서 가장 많이 쓰이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맵피 MXG 5.0'을 탑재하고 터치스크린 방식을 적용해 운전하면서도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장착이 가능한 착탈식 외장하드를 옵션으로 채택해 동영상 저장 및 감상이라는 PMP의 기능을 살렸다.

30기가바이트(GB), 60기가바이트 HDD를 이용해 다량의 동영상 및 음악 파일 저장이 가능하다.

가격은 49만8000~65만8000원이다.

또 다른 PMP 업체 코원은 최고 사양의 CPU인 'AMD 500MHz' 칩을 탑재해 길 안내 정보가 빠르고 DMB나 동영상을 재생할 때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COWON N2'를 선보였다.

코원은 이 제품에 MP3플레이어에서 유명했던 BBE사운드 등 특화된 음장 효과를 넣어 음악 감상 기능을 강조했다.

내비게이션 업체도 PMP 기능을 넣은 내비게이션을 내놓고 있다.

팅크웨어는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스타'에 30기가바이트(GB) 짜리 미니 하드디스크를 장착, 영화나 음악 파일을 여러 개를 담아 들고 다니면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제품은 차 안에서뿐 아니라 차 밖에서도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PMP 전문회사들의 제품이 거치대에 GPS 수신기를 장착, 차 안에서만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하도록 한 데 반해 아이나비 스타는 GPS 칩과 안테나를 내장, 차 밖에서도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비게이션 업체 카포인트가 만든 '엑스로드 V7'도 내비게이션 기능에다 PMP의 기능을 추가 탑재한 제품이다.

800X480의 고화질 디지털 LCD를 사용해 기존 내비게이션보다 화면이 선명해 동영상을 즐기는 데 손색이 없다.

다양한 코덱(AVI/MPEG1/MPEG4/WMV/ASF/XVID1.0)을 지원하고 외장하드와 연결, 대용량 데이터(영화, 음악, 문서 등)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녹화기능도 있어 DMB 시청 중 원하는 장면을 녹화할 수 있다.

가격은 49만800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시장이 올해 성장기에 본격 접어들어 제조업체 간 경쟁이 좀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어 "휴대용 디지털 기기가 PMP와 MP3플레이어, DMB, 내비게이션을 넘어 궁극적인 진화할 모델이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해 업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