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승무패.'

타이거 우즈(미국)가 메이저대회에서 최종라운드 챔피언조로 경기에 나서 우승한 전적이다.

우승 찬스를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는 얘기다.

올해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제71회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에서도 이 '불패 신화'가 계속될 것인가에 골퍼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우즈는 8일(한국시간) 미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길이 7445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3오버파 219타로 선두 스튜어트 애플비(미국)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우즈와 애플비는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 3시15분에 최종라운드에 돌입했다.

마스터스에서는 1991년 대회부터 지난해까지 항상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우승자가 나왔다.

우즈는 이날 16번홀까지 2타를 줄이면서 단독선두로 나서는 듯했으나 17,18번홀에서 내리 보기를 범하면서 2위로 밀렸다.

우즈는 "최선을 다했다.

막판에 부주의하게도 보기 2개를 기록했지만 순위를 끌어올린 데 만족한다"면서 "우승 기회가 왔으니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단단하고 빠른 그린,쌀쌀한 날씨에 돌개바람까지 불면서 이날 오거스타는 사상 최악의 코스로 돌변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한 홀에서 서너 타씩 잃어버리는 것은 다반사였고 줄줄이 무너졌다.

3라운드에서는 커트를 통과한 59명 가운데 레티프 구센(남아공)만이 2언더파 70타로 유일한 언더파 성적을 냈다.

이븐파 72타를 친 선수도 우즈와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등 2명밖에 없었다.

단 3명만 오버파 스코어를 면했을 정도로 오거스타는 선수들을 괴롭혔다.

3라운드 평균타수는 77.35타까지 치솟아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이 그린을 벤트 그래스로 바꾼 198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이날 77타를 쳤어도 순위하락은 크지 않았고 75타 이하의 스코어를 낸 선수는 오히려 순위가 올라가는 '이변'이 일어났다.

애플비는 16번홀까지 3언더파로 단독선두를 질주했으나 17번홀(파4)에서 티샷을 7번홀 페어웨이 벙커로 날려버린 후 4타 만에 겨우 그린에 볼을 올린 뒤 3퍼트한 탓에 오버파 스코어를 적어내야 했다.

애플비는 "코스도 힘들지만 아주 어려운 상대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고 우즈와의 최종 라운드 맞대결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버디 3개와 보기 5개로 2오버파 74타를 쳐 합계 8오버파 224타로 공동 19위다.

최종일 경기에 따라 당초 목표로 내걸었던 '톱10' 달성도 가능하다.

최경주는 "10위 이내 입상 기회를 잡은 것 같다"면서 "오늘 밤에는 푹 쉬고 내일 일찌감치 퍼팅 연습을 한 후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양용은(35)은 6오버파 78타를 쳐 합계 11오버파 227타 공동 34위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챔피언 필 미켈슨(미국)은 이틀 연속 1오버파 73타로 선전하며 합계 6오버파 222타로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8위에 포진,역전 우승의 희망을 살렸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