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닌텐도가 전 세계 게임 업계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닌텐도는 지난달 말로 끝난 2006년도 회계연도 결산에서 경상이익이 전년보다 62% 급증한 2600억엔을 기록,사상 최고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닌텐도 매출액은 당초 예상보다 660억엔이 많은 9660억엔을,영업이익은 전년도의 2.2배인 2000억엔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순이익은 47%가 증가한 1450억엔 전후로 당초 예상보다 250억엔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예상했다.

이와 관련,비즈니스위크는 일본 교토에 있는 닌텐도 본사에서 이와타 사토루 사장이 '반자이'(만세)를 외쳐야 할 상황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닌텐도 약진의 가장 큰 원인은 휴대용 게임기인 DS 판매량 급증이다.

이 제품은 연령,성별,게임 경험과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 계층의 사용자가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제품은 특히 소니 PSP와 같은 휴대용 게임기이지만 '매일매일두뇌트레이닝'과 '영어삼매경'같은 독특한 게임으로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계층까지 파고들었다.

두 개의 액정화면을 장착했고 터치스크린 기술을 적용,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도 있으며 내장 마이크로 발음 연습까지 되기 때문에 이 게임기는 휴대용 어학 학습기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

또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와 경쟁하고 있는 '위'(Wii)도 선전하고 있다.

작년 11월까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68만대,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가 60만대가 팔렸지만 위는 무려 11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누적 판매량으로 보면 플레이스테이션이 1억대,엑스박스가 1040만대로 훨씬 많지만 성장성 측면에서는 '위'의 잠재력은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위'의 핵심 경쟁력은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최첨단 컴퓨터 칩과 디스크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와 달리 닌텐도는 표준 광디스크에 에너지 절약형 칩을 사용하면서 가격을 250달러 안팎으로 낮췄다.

반면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의 가격은 500달러를 넘는 경우가 많다.

'위'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는 게임을 많이 한 사람이든 경험이 별로 없는 사람이든 누구라도 쉽고 흥미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독특한 컨트롤러(게임 조작 장치.사진 참조)에 있다.

막대기 모양의 컨트롤러는 무선으로 조작이 가능하며 동작 인식 센서가 부착돼있어 게이머의 움직임이 화면을 통해 반영된다.

경쟁사와 달리 최첨단 컴퓨터칩 사용을 고집하지 않아 원가를 낮추면서도 동작인식 기능을 추가해 게임기에서 가장 중요한 '즐거움'이란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인 전형적인 '블루오션'사례로 꼽힌다.

특히 닌텐도는 게임기 조작을 쉽게 하고 다양한 계층의 고객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공급했기 때문에 거대한 미개척 시장이었던 성인층으로까지 제품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닌텐도는 사원 수가 1401명이고 계열사 직원까지 포함해도 3257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2006년 경상이익을 계열사까지 포함한 직원 수로 나눌 경우 1인당 약 8000만엔(약 6억6000만원)을 벌어들였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는 게임기 분야에서 경쟁 업체인 소니의 직원 수가 16만3000명에 달하는 것과 크게 비교된다.

또 닌텐도가 게임기 시장에서 소니에 압승을 거둠에 따라 시가총액이 지난 6일 종가 기준 4조9726억엔으로 소니의 6조2167억엔을 위협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