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스,이젠 단말기다.'

고속도로 요금 자동 징수 시스템인 하이패스의 단말기 시장 선점을 위한 업계의 경쟁이 뜨겁다.

한국도로공사가 경기 성남·판교 등 일부에서 시범 운영 중인 하이패스를 올해 말까지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지난달 말 125개 고속도로의 시스템 설치 사업자로 포스데이타와 삼성SDS 2개 컨소시엄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에 따라 하이패스 가입자(단말기 설치 차량)가 현재 25만명에서 연말까지 100만명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6~7개 업체 각축전 벌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하이패스 시스템 구축 컨소시엄에 들어간 포스데이타,서울통신기술,AITS가 역시 단말기 사업에서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범 사업에 공급한 25만대의 전용 단말기도 이들 3개사의 제품이다.

이들은 이르면 5월 중 1~2개 모델의 신제품을 내놓아 시장 선점 효과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패스 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LS산전도 조만간 전용 단말기를 내놔 시스템에서의 실패를 만회한다는 계획.

하이패스 단말기 시장에는 중소 셋톱박스 제조업체 2~3곳이 시장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연말께면 전용 단말기 생산업체들만 최소 6~7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내비게이션,차량용 DMB,GPS단말기 생산업체들도 시장 참여를 준비하고 있어 앞으로 하이패스 단말기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75만대가량 늘어날 듯

업체들이 이처럼 하이패스 단말기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시장 성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우선 고속도로 이용 차량들이 요금 계산을 위해 지·정체하는 시간을 줄여준다. 또 출퇴근시 통행료 20% 할인 등의 혜택이 있고 일단 단말기를 구입하면 추가 비용 없이 영구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

서울통신기술 관계자는 "일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도 이미 가입자가 25만명에 이른 것만 봐도 시장성은 충분히 입증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이용 가능한 연말께면 가입자 수가 1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이 경우 평균 10만원대인 단말기로만 750억원대의 새 시장이 생긴다는 얘기다.

포스데이타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2001년 도입 후 5년 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다"며 "국내에서도 3년 내에 최대 3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용 단말기 가격 5만~20만원대

한국도로공사는 현재 고속도로 영업소를 통해 대당 5만원에 하이패스 단말기를 팔고 있다.

적외선 통신 방식(IR)의 AITS와 주파수 통신 방식(RF)의 포스데이타 제품이다.

도공은 현재 가입자에게 2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도공 측은 어느 정도 보급되면 보조금을 없앨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35개 영업소를 통해 독자적으로 단말기를 팔고 있는 서울통신기술은 GPS와 음성안내 기능이 있는 하이패스 전용 단말기를 16만~18만원에 공급 중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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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하이패스=차량이 고속도로 요금소를 통과할 때 차 안의 단말기와 요금소의 시스템이 반응해 자동으로 결제되는 시스템.현재 성남 판교 등 경기지역 10여개 톨게이트에 설치돼 있다.

일반 차로보다 4배가량 높은 시간당 1800대의 차량 처리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