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역사를 다시 썼다.

코스피가 20개월만에 1000P대와 결별하고 1500P대에 진입했다. 1400P(종가기준)를 돌파한 뒤로는 15개월만이다.

코스피는 9일 지난 주말보다 16.91포인트(1.14%) 오른 1501.06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장중 1500P에 바짝 접근하면서 1500P돌파 기대감이 고조되곤 했지만, 기관의 환매 압력에 밀려 상승폭을 축소하면서 1500P까지 강한 저항을 받았다.

그러나 장 마감을 앞두고 외국인의 매수에 힘입어 극적으로 1500P고지를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주식시장이 500~1000P라는 사슬을 끊는데 무려 18년이 걸렸고 1994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는데도 11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1500P돌파는 절대적인 지수적 의미에서 또 다른 한 단계 도약을 의미한다.

NH투자증권 임정석·소장호 연구원은 이날 "1500P돌파는 기술적 측면에서 '대세 상승'을 승인받은 셈"이라고 밝혔다.

1500P는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상향이 본격화되기 때문.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갖은 악재 속에서도 1500P를 돌파했다는 것은 향후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지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음을 전망케 한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도 정책, 펀더멘탈, 글로벌 증시, 가격 등의 모멘텀을 바탕으로 1500선을 넘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유지하고 주식비중을 점차 확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1500P돌파의 선봉장에 선 외국인은 닷새째 'buy korea'에 나서며 장중 순매수로 전환했으며 개인도 이틀째 '사자'에 나섰다. 반면 기관은 9일째 순매도하며 막판까지 1500P돌파를 저지하려 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571억원, 727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으며 기관은 2086억원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프로그램은 차익거래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240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실적 기대감이 큰 조선주 들이 일제히 반등하면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삼성중공업한진중공업 등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고려아연, 풍산, 영풍 등 일부 철강금속주도 가격 상승 기대감에 힘입어 2~9% 가량 상승했다.

S&T중공업은 국방비 증액의 최대 수혜주로 부각되며 9.88% 급등세를 보였다. 오뚜기는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전망으로 7.37% 견조한 오름세를 보였으며 현대산업은 외국계 매수세로 7.58% 급등했다.

반면 이구산업은 이식매물 부담으로 9.20% 급락했다.

코스닥 시장도 8일 연속 랠리를 이어가며 670선 돌파에 성공했다.

코스닥은 지난 주말보다 4.54포인트(0.68%) 오른 670.54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하나로텔레콤, 아시아나항공, 서울반도체, CJ홈쇼핑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NHN, LG텔레콤, 메가스터디, 다음 등은 내림세를 나타냈다.

아시아나항공,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관련주도 2~5% 안팎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밖에 GS홈쇼핑이 저가 매력 속에 3.17% 강세를 나타냈다.

테마주 중에서는 헬리아텍, 유아이에너지 등 에너지관련주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윈도비스타 관련주인 시그마컴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샤인시스템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소식으로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엔터기술은 외국계 매수세로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