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는 장기 모멘텀을 가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VS “자원개발이 거품으로 인식되는 순간 주가는 빠질 수밖에 없다”

LG상사의 주가전망을 놓고 두 애널리스트(애널)가 확연한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LG상사의 자원개발 가치가 올해부터 가시화 될 것이라는 동양종금증권 황규원 연구원과 이같은 분석에 물음표를 던진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이 그들이다.

◆엇갈린 의견..'매수'와 '시장수익률'

두 애널의 정면충돌은 황 연구원이 LG상사 첫 분석자료에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만5000원을 내놓은 지난 3월15일부터 시작됐다.

당시 기업분석 담당자 변경 이후 처음으로 LG상사에 대한 의견을 내비치며 “올해부터 기업가치 상승의 선순환이 시작된다”고 황 연구원은 강조했다.

LG그룹 편입과 GS리테일 매각 가능성이 내년에 자원개발 가치를 부각시키고 2009년쯤 중동 석유화학 플랜트 투자효과를 발생시킨다는 논리다.

그러자 26일 현대증권에서 ‘자원개발 기대감 반영?’이라는 제목으로 LG상사 기업탐방 자료를 썼다.

이 자료에서 “자원개발 투자에 1억달러를 집중함에 따라 연간 설비투자(Capex)가 작년 364억원에서 올해 700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라며 “GS리테일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도 구체화되지 않고 있어 순차입금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됐다.

이 연구원은 이어 "자원개발에 의한 기업가치 상승 기대감이 주가에 일정부분 영향을 주고 있지만 촉매제가 부족하다"며 쐐기를 박았다.

LG상사의 자원개발 성공여부를 두고 두 애널의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자원개발의 속성도 모른다"..번지는 감정싸움?

3일 뒤 황 연구원은 더욱 강하게 밀어부쳤다.

LG상사의 주가 촉매가 부족하다는 의견은 큰 변화를 읽지 못하는 단견(短見)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황 연구원은 "현금유입 시점보다 가채매장량 결정시기가 기업가치 증가로 이어지는 자원개발의 속성을 몰이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2만700원이었으나 황 연구원은 이보다 1만4300원 이상 높은 가격(3만5000원)을 책정하고 “결코 부담스럽지 않는 가격”이라고 장담했다.

◆황 애널의 판정승? 주가흐름 양호하나 끝나지 않는 '전쟁'

두 애널의 주가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LG상사 주가는 최근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9일 LG상사는 전날보다 450원(1.92%) 상승한 2만3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애널의 정면충돌이 일어난 시점보다도 주가는 11% 가량 오른 상태다.

이달 들어서만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연일 강세다. 외국인도 지난주말 이틀째 3만3000여주 순매수했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시장에서 자원개발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인정할 수 없다”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기업의 실적이란 실제 가치를 예상할 수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는 것으로, 시장에서 거품으로 인식되는 순간 주가는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투자자들이 삼성물산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LG상사에 투자하고 있는 것 뿐"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황 연구원은 이에 대해 “GS리테일 매각 후 실탄을 마련하고 자원개발에 투자, 단순한 무역기업에서 자원개발 석유화학 플랜트 투자 무역이 어우러진 복합기업으로 사업구조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그는 "최근의 주가강세도 이같은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한국증시가 단기 재료보다 장기 모멘텀을 가진 기업들에 투자하는 형태로 바뀌는 과도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 종합상사의 해외자원 개발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애널 사이의 이런 논쟁이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두 애널이 나름대로의 근거를 바탕으로 소신을 지키려는 자세가 흥미를 끌기도 한다.

동양종금증권의 거듭된 '매수' 추천대로 LG상사의 주가가 올라 줄 것인지, 아니면 현대증권의 예측대로 주가가 떨어질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안재광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