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이 자기 지역 출신 인맥을 활용해 지역 발전을 꾀하는 '출향(出鄕) 인사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자체의 출향 인사 네트워크 구축에는 광역 자치단체는 물론 군 단위의 기초단체까지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의 경우 지난해 삼성그룹의 인맥관리시스템을 벤치마킹한 '대구사랑 휴먼네트워크'를 구성,본격 운용에 들어갔다.

시 본청 및 구·군의 공무원들과 혈연·지연·학연 등으로 맺어진 중앙 부처 공무원,기업인 등 3000여명이 주요 대상이다.

특히 건교부 행자부 과학기술부 등 중앙 부처 예산 관련 부서 간부들이 중점 관리 대상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출향 인사 가족들을 시티투어 및 지역 축제에 초청하는 등 교류 확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두고 있다"며 "최근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하는 데도 출향 인사들이 막후에서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1996년 설치된 서울사무소를 중심으로 출향 인사의 인적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있다.

신준호 롯데햄우유 대표 부회장,박종영 태영 사장 등 기업인을 비롯 정관계 문화계 교육계 등에 걸쳐 800여명이 주요 관리 대상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난해 '국제도시 부산 발전 위해 힘씁시다'라는 주제로 서울지역 출향 인사 시정 간담회를 가졌다"며 "출향 인사들에게 지역 경제 살리기를 적극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광주시도 출향 인사를 활용해 기업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수도권 소재 광주 출신 기업인들을 파악할 예정이다.

시는 출향 기업인 명단이 파악되는 대로 방문단을 꾸려 직접 방문하거나 시 차원의 초청행사를 열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출향 기업인들이 정기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시가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경상북도의 경우 투자유치팀 20명이 이달 말까지 전국의 기업체와 산업단지 및 연구기관 등으로 직접 출근해 네트워크 만들기에 나선다.

이들이 방문하는 기관은 KOTRA 한국무역협회 등 수도권에 있는 기업단체와 컨설팅·연구기관 수백여곳이다.

이들은 800여명의 출향 기업인(임원 포함)을 만나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할 방침이다.

출향 인사 네트워크 구축에는 기초단체도 가세하고 있다.

충북 영동군은 지역 출신의 정·관계 유력 인사와 재경 CEO,법조인,언론인,기업인 등 60여명으로 기업유치위원회를 구성했다.

기업유치위원은 기업 유치 홍보 및 활동을 지원하고 기업 유치와 이전기업 지원에 대한 사항을 심의하게 된다.

또 기업 유치 성과에 따라 최고 1000만원의 성과금도 지급된다.

제주 서귀포시도 마을별 출향 인사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미래포럼 운영 등을 통한 지역 발전 시책 개발에 들어갔다.

신경원/김태현/최성국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