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증시의 최대 매수 기반이 되고 있다.

코스피지수 사상 최고치 돌파도 상당부분 자사주 매입에 힘입은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 금액은 3조4827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229.05%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금액 8416억원보다도 4배 이상 많은 것이다.

상장사 자사주 취득 건수도 작년 동기 26건에서 39건으로 늘었고 취득 회사 수도 22개사에서 35개사로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1조8919억원을 투입해 320만주를 취득했으며 포스코도 8893억원을 들여 261만5605주를 사들였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3446억원),삼성증권(1116억원),웅진코웨이(787억원),삼성엔지니어링(544억원),대신증권(212억원) 등도 주가 방어와 경영권 안정을 위해 대규모 자사주를 취득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과 사모펀드 등의 경영권 위협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기업들이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겨냥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자사주 처분 금액은 496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5.13% 늘었다.

하지만 에쓰오일의 대규모 자사주 매각을 제외하면 실제론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에쓰오일은 34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처분해 전체 처분 금액의 68.42%를 차지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