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1500선을 돌파했지만 IT주들은 맥을 추지 못했다.

오히려 지수 상승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수가 1500대에 안착하느냐의 여부를 놓고 IT주의 역할에 대한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아무래도 대장주이다 보니 IT주들이 힘을 받아야 주식시장이 한걸음 더 나갈 수 있다는 주장이 우세하지만, IT 없이도 1500선 도달에 성공한만큼 추가 상승 역시 가능할 것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IT주 매수를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리고 있어 한동안 이러한 논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 업종에 대해 6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보이며 향후 증시 환경에 대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주도주인 기계 및 조선 업종 등이 추가 상승할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로 가격 부담에 직면할 수 있음을 지적.

반면 중기적 관점에서 D램 가격의 개선과 함께 바닥권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만큼 IT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투증권은 삼성전자가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56만원 수준에서 지지선을 확보하는 강한 모습을 보여줌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험대비 수익률 측면에서 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천대중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IT주 매수에 주목할 필요는 있지만 지난해 순매도분을 고려하면 아직은 본격적인 매수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긴 다소 이르다"고 덧붙였다.

이어 천 연구원은 "지수의 추가 상승을 위해선 IT와 자동차 등의 상승 반전이 필요한데, 선진국 경기를 반영한 OECD 경기선행지수가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IT주의 단기 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주도주들의 상승 탄력도 떨어지고 있어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여력은 단기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IT와 非IT를 양분하는 논리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현 시세를 보는 핵심은 IT냐 아니냐가 아니라 해당 업종이나 기업이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웍에 얼마나 편입돼 있느냐"라고 설명했다.

국내 IT 중 반도체는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웍의 비중있는 참여자라면서 전방산업인 PC 매출이 늘면 국내 IT 업종도 활기를 띌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이 철광석 수입을 늘리고, 이를 나르기 위해 글로벌 조선과 해운 업계가 배를 만들고 운송한다는 점에서 동 네트웍에 편입된 기업들의 이익과 주가는 당연히 좋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