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정주부인 유옥순씨(58)는 지난해 봄 피로감이 심해 초저녁부터 잠을 청해야 했다.

칫솔질할 경우 잇몸에 피가 자주 났으며 코피가 나면 잘 멈추지 않았다.

지병인 당뇨병 때문이려니 생각했다.

그러나 동네병원 내과의사에게 이런 증상을 말한 결과 담당의사는 혈액검사를 포함한 몇 가지 검사를 권했다.

3일 후 검사 결과를 본 의사는 급히 대학병원 혈액내과로 갈 것을 권유했다.

유씨는 적혈구 수치는 정상에 한참 못 미치고, 백혈구 수치도 정상치의 하한선에 이르렀다. 응급 입원한 그는 혈소판 수혈과 함께 고단위의 면역억제제인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했다.

다행히 경과가 좋아져 보름 후 퇴원했다.

유씨의 사례처럼 50대 넘어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이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간과하다 치료 시기를 놓친 환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MDS의 주된 증상은 만성 피로감, 계단을 오를 때 숨찬 증세, 어지럼증,빈혈, 코피나 잇몸의 잦은 출혈, 외상이 없는데 쉽게 멍듦, 면역력 저하로 인한 잦은 감염(특히 감기) 등이다.

이런 질환을 노화현상이나 만성피로에 의한 것이려니 하고 넘기기 쉬우나 시간이 경과하면 급성 백혈병으로 이행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척 중요하다.

민유홍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MDS는 50∼70대에 흔하게 나타나고 최근엔 30~40대에도 적잖이 나타나는 추세"라며 "특별한 질환 없이 그냥 발병하거나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거나 방사선 혹은 항암제 치료 후에 수년 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MDS가 성인병처럼 흔하지는 않으나 고령화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늘 것이 예상된다"며 "신속히 치료하면 백혈병으로 악화돼 수명이 단축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MDS 치료로는 △모자라는 혈구(특히 적혈구 혈소판)를 보충하는 수혈요법 △비장에서 빨리 파괴되는 혈소판 감소를 막기 위한 면역억제제(스테로이드) 투여 △복합항암화학요법 △조혈모세포이식 △DNA 메틸화를 막기 위한 억제제 투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