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건강칼럼) 低타르 담배 흡연의 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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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인생] (건강칼럼) 低타르 담배 흡연의 허실
2000년대 접어들어 '웰빙'열풍이 불면서 순한 소주와 저타르 담배가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술과 담배를 끊지 못할 요량이면 건강에 '덜 해로운' 것을 취하라는 제조업체의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최근 타르 함량이 1개비에 0.5㎎에 불과한 초저타르 담배가 시판되고 있다.
독성 발암물질인 타르 흡수량이 일반 담배보다 훨씬 적어 몸에 덜 해롭다는게 담배업체의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흡연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인식되기 시작한 1950년대부터 미국의 담배회사는 필터담배를 만들었다.
기계로 측정한 결과 필터가 없는 담배의 타르 함량은 1개비에 37㎎, 필터담배는 22㎎으로 측정됐다.
필터담배가 등장하자 1950년대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던 담배소비량이 다시 증가했다.
그러나 대규모 역학연구 결과 1950년부터 1980년까지 오히려 폐암은 증가했다.
그러자 담배회사는 경쟁적으로 타르와 니코틴이 적은 '순한' 담배를 내놓았다.
구멍이 많이 뚫린 필터와 담배종이를 사용하고 담배품종을 개량함으로써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필터담배와 마찬가지로 순한 담배도 폐암 발생을 줄이지는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004년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된 '암예방연구Ⅱ'에 따르면 1982년부터 6년간 30세 이상 36만명의 남성 흡연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보통의 타르 함유량 담배(15∼21mg/개비), 저타르 담배(8∼14mg/개비), 초저타르 담배(7mg 이하/개비) 사이에는 폐암사망률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 이유는 첫째 고타르 담배 흡연자가 저타르 담배로 바꾸면 니코틴 양을 기존과 비슷한 정도로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보다 깊게 빨아들이고 한 번에 더 많이 더 오래 피우게 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발암물질은 기관지의 말단부위나 폐의 가장자리 쪽에 더 높은 농도로 존재하게 돼 폐암 중에서도 폐·기관지 말단에 잘 생기는 선암종이 우세하게 발생한다.
둘째 담뱃갑에 표시된 타르와 니코틴 함량이 실제 우리 몸속으로 흡입되는 양과 다르다는 것이다.
타르 및 니코틴 함량 분석기는 미국의 연방통상위원회(FTC)에서 개발한 것으로 필터 끝에서 1분마다 2초간 35㎖의 연기를 흡입했을 때 모아지는 양을 측정한다.
그러나 실제 흡연자는 1분에 평균 2∼4회, 최대 55㎖의 담배연기를 들이마쉰다.
더욱이 흡연자는 손가락으로 필터의 공기구멍을 막는 데 비해 기계는 공기구멍을 막지 않으므로 담배연기가 공기로 희석돼 타르나 니코틴 함량이 낮게 측정될 수 있다.
담배회사들은 계속해서 '덜 해로운 담배'를 만들어 담배소비량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며 그 효과에 대한 논쟁 역시 계속될 것이다.
결국 이런 소모적 논쟁의 종지부를 찍는 것은 '담배의 제조 및 매매 금지에 관한 법률'을 조기에 입법, 시행하는 일일 것이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전문의
술과 담배를 끊지 못할 요량이면 건강에 '덜 해로운' 것을 취하라는 제조업체의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최근 타르 함량이 1개비에 0.5㎎에 불과한 초저타르 담배가 시판되고 있다.
독성 발암물질인 타르 흡수량이 일반 담배보다 훨씬 적어 몸에 덜 해롭다는게 담배업체의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흡연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인식되기 시작한 1950년대부터 미국의 담배회사는 필터담배를 만들었다.
기계로 측정한 결과 필터가 없는 담배의 타르 함량은 1개비에 37㎎, 필터담배는 22㎎으로 측정됐다.
필터담배가 등장하자 1950년대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던 담배소비량이 다시 증가했다.
그러나 대규모 역학연구 결과 1950년부터 1980년까지 오히려 폐암은 증가했다.
그러자 담배회사는 경쟁적으로 타르와 니코틴이 적은 '순한' 담배를 내놓았다.
구멍이 많이 뚫린 필터와 담배종이를 사용하고 담배품종을 개량함으로써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필터담배와 마찬가지로 순한 담배도 폐암 발생을 줄이지는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004년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된 '암예방연구Ⅱ'에 따르면 1982년부터 6년간 30세 이상 36만명의 남성 흡연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보통의 타르 함유량 담배(15∼21mg/개비), 저타르 담배(8∼14mg/개비), 초저타르 담배(7mg 이하/개비) 사이에는 폐암사망률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 이유는 첫째 고타르 담배 흡연자가 저타르 담배로 바꾸면 니코틴 양을 기존과 비슷한 정도로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보다 깊게 빨아들이고 한 번에 더 많이 더 오래 피우게 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발암물질은 기관지의 말단부위나 폐의 가장자리 쪽에 더 높은 농도로 존재하게 돼 폐암 중에서도 폐·기관지 말단에 잘 생기는 선암종이 우세하게 발생한다.
둘째 담뱃갑에 표시된 타르와 니코틴 함량이 실제 우리 몸속으로 흡입되는 양과 다르다는 것이다.
타르 및 니코틴 함량 분석기는 미국의 연방통상위원회(FTC)에서 개발한 것으로 필터 끝에서 1분마다 2초간 35㎖의 연기를 흡입했을 때 모아지는 양을 측정한다.
그러나 실제 흡연자는 1분에 평균 2∼4회, 최대 55㎖의 담배연기를 들이마쉰다.
더욱이 흡연자는 손가락으로 필터의 공기구멍을 막는 데 비해 기계는 공기구멍을 막지 않으므로 담배연기가 공기로 희석돼 타르나 니코틴 함량이 낮게 측정될 수 있다.
담배회사들은 계속해서 '덜 해로운 담배'를 만들어 담배소비량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며 그 효과에 대한 논쟁 역시 계속될 것이다.
결국 이런 소모적 논쟁의 종지부를 찍는 것은 '담배의 제조 및 매매 금지에 관한 법률'을 조기에 입법, 시행하는 일일 것이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