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차익을 노리는 해외 투기자금(핫머니)이 인도로 몰려들면서 인도 화폐인 루피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외화 차입 한도를 늘려주려던 인도 중앙은행의 계획도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해 당분간 미뤄질 전망이다.

루피화는 9일 뭄바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42.66루피를 기록,1999년 5월25일(42.65루피)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루피·달러환율 하락).인도 기업들의 해외 차입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해외 투기성 자금까지 가세하면서 인도 외환시장에 달러화를 팔고 루피화를 사려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인도 외환보유액은 최근 1년 새 480억달러 불어났다.

인도 외환보유액(3월 말 기준)은 1931억달러로 한국(2428억달러)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다.

달러화 유입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인도 중앙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0일 루피화 가치 급등으로 채산성이 악화된 수출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5%를 넘어섰다며 기업들의 해외 차입 한도를 높여주려던 인도 중앙은행의 계획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현재 무역업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에 연간 5억달러까지만 해외 차입을 허용하고 있다.

최근 유입된 해외 단기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인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갑작스러운 달러화 유출은 부동산 가격 급락,증시 침체,성장률 하락 등의 부작용을 낳게 된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