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마케팅은 단순히 물건 몇 개를 더 팔기 위한 활동이 아닙니다."

세계적 특수유리 및 세라믹 소재 전문기업인 미국 코닝의 폴 로고스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담당 이사는 최근 아시아지역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방한,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삼성과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단순히 해외에 공장을 세우고 회사 이름만 알린다고 해서 글로벌화에 성공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물론 브랜딩(branding)의 첫 번째 목적은 매출 확대다. 그는 "기초 소재와 중간재를 만드는 코닝의 경우 자칫 브랜드를 알리는 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객사들은 '그 유명한' 코닝 제품을 사용해서 완성품을 만들었다는 걸 마케팅 포인트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브랜딩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인텔 인사이드'라는 카피(광고문구)로 브랜드 마케팅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로고스키 이사는 "코닝은 매출의 1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할 만큼 기술을 중시하는 회사"라며 "이런 이미지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알리면 자연스럽게 고객사들도 코닝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마케팅의 두 번째 목적은 인재 확보다. 그는 "특히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꾸준히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관리하기 위해선 '세계적인 브랜드'라는 명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고스키 이사는 "일부 중국인들은 아침에 출근했던 사람이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가 다른 회사에서 돈을 더 준다고 하면 돌아오지 않을 만큼 회사에 대한 로열티(충성심) 개념이 약하다"며 "따라서 코닝에서 일하는 게 자랑스러운 일이고,코닝이 성장하면 나도 성장한다는 소속감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브랜딩이란 단지 회사 로고와 이름을 알리는 게 아니라 평판(reputation)과 통합된 이미지(integrity)를 전달하는 작업"이라며 "회사가 추구하는 일관된 가치를 직원들과 공유하는 것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로고스키 이사는 "글로벌화,특히 글로벌 인재 확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현지화(localization)"라며 "무엇보다 현지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브랜딩과 인재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서구 기업들이 아시아에 진출해 '이것이 우리가 미국에서 일하는 방식'이라며 현지 직원들에게 강요하다가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이 이 같은 전철을 밟으면 안 된다는 설명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