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 강자인 신세계가 올 들어 주춤거리고 있다. 2003년 4월 이후 4년 가까이 장기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5배가량 오른 이후 작년 말 주당 58만원을 고점으로 올 들어 줄곧 시장수익률을 밑돌고 있다. 신세계의 성장 동력인 할인점 시장 포화에다 1분기 실적도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일각에선 투자의견을 낮추는 분위기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하는데 그쳤다. 2005년 1분기 이후 분기마다 영업이익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두자릿수를 유지해오다 처음으로 한자릿수대로 떨어진 것이다.


오승택 한화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죽전점 등 신규점포 개점 관련 비용 증가로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그동안 신세계 성장을 이끌어온 대형마트의 성장성 둔화가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처럼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

메릴린치도 이날 "할인점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신세계의 올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기 힘들 것"이라며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반면 신세계의 성장동력은 아직 건재하며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모멘텀이 회복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의 이익은 하반기로 갈수록 늘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조462억원,84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18.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