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삼성전자 주가를 보면 시장 방향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코스피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달리고 있는데 삼성전자 주가는 줄곧 내리막이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 방향을 결정짓는 것은 옛말이 돼버린 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삼성전자 1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이날 11.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총 비중은 2004년 초 21.2%까지 올랐으나 이후 줄곧 하락,3년여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정보기술(IT) 경기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정체를 보이고 있는 사이 경기 사이클을 덜 타는 업종의 시가총액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9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서도 코스피지수는 등락을 거치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이는 은행 조선 건설 철강주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시세를 주도한 결과다.

지수 1500선 돌파도 이들 업종이 선전한 덕분이다.

안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는 13일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 향방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근 4년 만에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감으로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달 들어 실적 추정치를 변경한 국내외 10개 증권사가 내놓은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각각 14조5434억원,1조3796억원으로 낮아졌다.

6개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3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실제 1조3000억원대로 떨어질 경우 2003년 2분기 1조1360억원을 기록한 이후 근 4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가 된다.

안 연구원은 그러나 "삼성전자 영업이익 부진이 지속된다면 시장 대표주로서의 위상도 흔들리겠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분기와 2분기 소폭 둔화된 후 3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라며 "삼성전자 주가도 이를 선반영해 1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의미있는 반등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