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의 잠을 설치게 했던 2007년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가 9일 막을 내렸다.

하지만 많은 골퍼들은 '꿈의 무대'에서 펼쳐진 드라마 같은 장면을 잊지 못하고 있다.

골프의 달인들이 빚어낸 나흘간의 명승부에서 아마추어 골퍼들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끝없이 겸손하라=2라운드 선두에 나섰던 팀 클라크는 자신만만하게 오거스타내셔널GC를 공략하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오거스타의 신(神)'이 그 말을 알아들었던 것일까.

클라크는 3라운드에서 버디를 1개도 잡지 못한 채 보기 8개를 쏟아내며 8오버파 80타를 쳤다.

3라운드에서 우즈에게 1타 앞선 선두가 된 스튜어트 애플비는 마지막날 우즈와 챔피언조로 플레이하게 되자 '호랑이 잡는 법'을 안다며 큰소리쳤다.

그러나 애플비는 1번홀 시작부터 더블보기를 범하며 우승경쟁에서 탈락했다.

밥숟가락 뜨는 것보다 더 익숙하게 샷을 한다는 세계 정상의 선수들도 교만하면 여지없이 무너지는 게 골프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라=올해 마스터스는 '포기하지 않는 자가 이겼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레티프 구센.구센은 둘째날 커트 탈락 기준선(합계 8오버파)에 걸렸다.

짐을 싸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었겠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게임에 몰입한 결과 3라운드에서 2언더파,마지막날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쳤다.

라운드 초반에 트리플보기나 '더블파'를 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참고 인내하면 후반에 예상보다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

◆확률이 높은 쪽을 택하라= 골프는 '확률 게임'이라고 한다.

철저하게 확률이 높은 쪽으로 베팅해야만 한다.

모두가 안타깝게 생각했던 최종라운드 15번홀(파5)의 타이거 우즈를 보자.앞선 13번홀(파5)에서 2번째 샷을 홀60cm에 붙여 환상적 이글을 잡아내 선두 잭 존슨에게 2타차로 따라붙었던 상황.티샷한 볼이 러프로 갔으나 우즈는 무리한 '2온'을 시도했다.

그러나 볼은 해저드 턱을 맞고 물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우즈가 그 홀에서 '3온'을 시도했다면 경기 흐름이 바뀔 수도 있었다.

두고두고 골퍼들이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화려함보다는 실속이 낫다=올해 그린재킷의 주인공 존슨은 투어에서 소위 '짤순이'다.

올해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76.3야드로 200여명의 투어 선수 가운데 157위.반면 페어웨이 안착률은 71.72%(11위),평균 퍼트 수는 1.742개(14위)로 정상급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존슨은 파5홀에서 한 번도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려고 시도한 적이 없었다.

4곳의 파5홀에서 존슨은 나흘 동안 보기 하나 없이 11개의 버디를 챙겨 우승의 발판으로 삼았다.

파5홀에서 대부분 이글을 노린 우즈도 나흘 동안 9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최종스코어 2타차가 파5홀에서 벌어진 것으로 볼 수도 있는 셈이다.

화려한 장타보다 타수를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골프의 진리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