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골퍼들이 12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리유니언GC(파72)에서 막을 올리는 미국LPGA투어 진오픈에서 시즌 첫승을 올릴 수 있을 것인가.

진오픈은 올시즌 투어 여섯 번째 대회지만 한국선수들은 아직 우승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매 대회 약 140명의 엔트리 가운데 30%에 가까운 40여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데도 우승이 없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선수들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 동안 2005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시즌 초반 다섯 번째 대회 이내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해의 경우엔 김주미와 이미나가 각각 세 번째 대회인 SBS오픈과 네 번째 대회인 필즈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이지영이 두 번째 대회인 필즈오픈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성적이다.

2주 전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는 박세리가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최종일 무너지며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친 '충격'도 있었다.

수적으로는 어느해보다 많은 한국선수들이 시즌 초반 상대적 부진을 보이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미국진출 1세대 선수들의 '조로(早老) 현상'을 들 수 있다.

박세리(30·CJ) 김미현(30·KTF) 박지은(28·나이키골프)으로 대표되는 1세대 선수들은 투어에서 어느 정도 성공(각 23승,7승,6승)한 데다 경제적으로도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다.

나이도 30세 이쪽저쪽이다.

프로 초년생 때처럼 우승컵을 거머쥐어야 할 절실한 '성취 동기'가 없어진 것.

세 선수의 뒤를 이어야 할 '신예'들은 아직 투어에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안시현 이미나 김주미 이지영 이선화 등 신예들은 기량이나 중량감에서 1세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또 한국에서 활약할 때 4,5월이 돼야 시즌을 시작했던 점에 비춰 아직 제컨디션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그 반면 다른 나라 선수들의 눈부신 성장은 한국선수들의 우승기회를 앗아가고 있다.

지난해 ADT챔피언십의 주인공 훌리에타 그라나다(파라과이)를 비롯 올 들어 한 번씩 우승컵을 들어올린 스테이시 프라마다수드,미간 프란셀라,모건 프레셀(이상 미국)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캐리 웹(호주),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폴라 크리머(미국) 등 기존 강호들도 건재하고 있다.

이번 진오픈에서 한국선수 시즌 첫승의 물꼬를 터줄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는 지난해 우승자 김미현과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아쉬움을 남긴 박세리가 손꼽힌다.

한편 지난주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해 공동 30위의 성과를 올린 양용은(35·테일러메이드)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버타운골프장(파71)에서 열리는 미PGA투어 버라이즌 헤리티지에 출전한다.

타이거 우즈,필 미켈슨,비제이 싱,최경주 등 톱랭커들이 불참하기 때문에 양용은으로서는 미국진출 후 처음으로 '톱10' 진입을 노릴 수 있는 기회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