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은행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한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에 열을 올리면서 중기 대출 증가 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370억원에 그쳤다.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지난해 11월만 해도 4조원 규모였다.

한은은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적용과 주택매입 수요 위축 등으로 신규 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데다 일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양도하면서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도 전달(1조8812억원)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치는 7339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기록적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증가 규모는 6조7562억원으로 관련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중기 대출을 늘린 데다 법인세 납부 등 계절적인 자금수요가 있었고,3월 마지막날이 휴일인 탓에 할인어음 결제가 4월로 이월되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중기 대출은 급증했지만 대기업 대출은 5958억원 줄었다.

신규 대출보다 기존 대출의 상환규모가 더 컸다는 얘기다.

이는 분기 말이라 기업들이 부채비율 관리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은행 수신은 3월 중 6조9000억원 늘어 전달(4조6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특판 종료 등으로 인해 정기 예금은 1614억원 증가에 그쳤으나 결제성 예금인 수시입출식 예금은 3월 말 휴일에 따른 법인세 납부와 대출결제 이월 등으로 5조원가량 늘어났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