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주방이 주택의 중심이다.'

앞으로 주택에서는 주방의 역할이 크게 강화되고 욕실·드레스룸·화장실 등을 통합한 부부 공간인 '마스터존'이 안방보다 훨씬 넓어질 전망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1일 서울 일원동 래미안갤러리에서 '2007년 래미안 스타일'을 발표,이 같은 미래 주택의 새 트렌드를 제시했다.

삼성물산이 매년 발표하는 래미안 스타일은 국내 주택설계 및 인테리어의 이정표가 돼 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회사는 새 트렌드를 오는 5월 말 분양 예정인 경기 용인시 동천동 '래미안타운'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주방에 다양한 IT 기술

미래에는 가족들의 생활공간이 주방으로 이동한다는 게 가장 큰 변화다.

안방에서 거실로 넘어왔던 생활공간의 중심이 다시 주방으로 바뀌는 셈이다.

이를 위해 벽걸이TV가 거실이 아닌 주방 벽면에 설치되고,대면형 주방(조리시설과 설거지통이 거실을 향한 설계)에 식탁이 붙어있는 모양새다.

주부를 가족생활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는 게 삼성물산 측 설명이다.

거실은 단순 휴식공간으로 변신한다.

가족 공용 컴퓨터인 e테이블이 이곳에 설치된다.

주방에선 다양한 IT(정보기술)기구들이 눈에 띈다.

수도꼭지는 손만 대면 물이 나오는 터치식으로 바뀐다.

레인지후드 배기팬이 실외기실에 설치돼 음식 냄새를 밖으로 빼낼 때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주방 바로 옆에 자녀방을 넣어 육아와 가사를 쉽게 만들었다.

주방과 자녀방의 칸막이는 슬라이딩 문이어서 드나들기 편리하다.

요즘 트렌드인 'LDK(거실·식탁·주방이 하나로 연결된 설계)' 평면에 자녀 침실이 추가되는 셈이다.

◆넓어지는 부부공간


부부공간인 마스터존은 크게 넓어진다.

45평형 주택을 예로 들면,대략 20평을 마스터존이 차지할 정도다.

안방의 두 배 이상 되는 크기다.

마스터존 덕분에 집안이 호텔 같은 분위기다.

샤워부스와 욕조,드레스실,화장실,운동공간,세면대 및 화장대 등이 모두 마스터존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세면대와 화장대가 마주보고 있어 부부가 동시에 마스터존을 이용할 수 있다.

벽걸이식 LCD화면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운동을 하거나 목욕할 때 원하는 각도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샤워부스의 수도꼭지에는 특별한 조명이 달린다.

차가운 물이 나올 때는 푸른 색을 띠다가 물이 뜨거워질수록 붉은 색으로 바뀐다.

기술에 감성을 접목한 사례다.

마스터존의 옷장은 부부가 옷·가방·양말 등을 충분히 넣을 수 있을 만큼 넓다.

◆자원 재활용 '눈길'


집안 곳곳에 첨단기술이 도입된다.

예컨대 리모컨(R폰) 액정을 통해 현관 앞에 누가 서있는지 확인하고,버튼 하나로 문을 열어줄 수 있다.

초인종 소리를 듣고 현관 옆 월패드(Wall-pad)까지 뛰어갈 필요가 없는 셈이다.

이 통합 리모컨으로 TV·인터넷전화·조명·가스 등을 모두 제어할 수 있다.

자원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도 독특하다.

아파트 단지 전체적으로 빗물을 받아 저수조에 모았다가 이를 정화한 뒤 급수펌프를 통해 조경이나 청소 용도로 활용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설거지나 세탁 후에도 물(중수)을 그냥 버리지 않는다.

정화한 뒤 화장실 양변기 용도로 다시 쓴다.

땅속 10m 깊이의 지열을 활용해 냉·난방을 하고 태양광으로 벤치 가로등을 켠다.

벤치를 덥히는 것도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이다.

글=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