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시장 적극 공략 새로운 활력소 기대

효성그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이 국내 섬유 섬유산업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업종별 현황과 대책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효성은 특히 이번 FTA 타결 이후 관세 철폐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돼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섬유시장 잡는다

효성은 우선 폴리에스터, 나일론, 스판덱스 등 기존 7% 내외의 관세가 붙던 의류용 원사에 주목하고 있다.

품목별로 차이는 있지만 FTA 타결에 따라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은 상당한 가격 경쟁력이 예상되고 있다.

물론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직접적인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상당한 간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FTA 타결로 국내 다운스트림(직물) 업체들의 수출가격에 포함된 높은 관세가 철폐돼 대미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타이어코드 등 산업용 원사의 경우 현재 5.8~8.8% 정도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현재 미국 타이어업체로의 직접 수출이 적지 않은 물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10% 이상의 수출 증대 효과도 예상하고 있다.

산업용사 역시 8% 수준인 관세가 철폐되는 데 따라 수출 드라이브 전략을 다시 세우고 있다.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효성의 타이어코드 부문은 지난해 미국 굿이어와 32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했으며 미국 등 생산기지 4곳을 인수함으로써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효성은 이를 통해 최대 자동차 및 타이어 시장인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메이저 고객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직물 부문도 마찬가지다.

특수원단의 경우 20%에 가까운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생산물량 확충 등 공격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효성은 중국이 기술적으로 따라잡기 힘든 산업용 기능성 원단 부분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효성은 무엇보다 FTA 타결로 기존 미국 내 고객들의 신뢰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큰 프리미엄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효성의 스판덱스 브랜드인 '크레오라'를 크게 알리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 효성은 2005년 미국 뉴욕에 개관한 '크레오라 패브릭 라이브러리'를 중심으로 대미 홍보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크레오라 패브릭 라이브러리'는 편직물 업체 및 효성이 개발한 원단을 세계 유명 브랜드 및 유통업체에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으로 아디다스, 셀린느 등 세계 유명업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FTA 타결을 계기로 크레오라의 주 고객인 편직물업체들과의 신규 거래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면서 "외국 브랜드 및 유통업체가 신소재 원단을 요청할 경우 크레오라의 기능성원사를 활용해 공동으로 원단 개발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전기 "새로운 기회 창출"

효성은 중전기부문에서도 미국 시장을 보다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미국 전력시장은 최근 송전 선로의 노후화 및 전력 사용의 증가로 인해 500kV급 초고압 송전선로의 증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FTA 타결을 계기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수출 성장전략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효성은 지난해 미국 대형 연방 전력회사인 BPA(Bonneville Power Administration)사로부터 525kV급(433MVA) 초고압 변압기 10대(300억 규모)를 수주했으며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and Sullivan)사로부터 '고객 구매가치 부문상(Best Bang for the Buck)'을 수상하는 등 미국 전력 시장의 초석을 다져놨다.

효성 관계자는 "그간 미국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와 FTA 타결에 따른 한국 기업의 높아진 위상 등을 바탕으로 미국 전력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