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화물 연매출 10% '쑥쑥'…해운 컨테이너 특수맞을 듯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판으로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라."

한진그룹은 한·미 FTA 타결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 양국 간 교역량이 증가하면서 그룹의 주력인 항공, 해운 및 국제택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한·중 FTA와 한·EU(유럽연합) FTA마저 성사되면 한진그룹의 외형은 훨씬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한·미 FTA의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계열사는 그룹의 맏형인 대한항공. 우선 항공물동량이 한ㆍ미 FTA의 여파로 연간 1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FTA 타결로 자동차부품과 섬유, 정밀기계 등을 비행기로 실어나르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한·미 FTA 타결로 늘어나는 항공화물 수요가 연간 8700t에 달하며, 이 중 4000t가량을 대한항공이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도 함께 늘어나는 만큼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미국발(發) 화물기의 탑재율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 부품의 절반 이상이 국내에서 공급하는 데다 조만간 미국 조지아주에 기아자동차 공장도 들어서는 점을 감안하면 한·미 FTA 타결로 한국발 항공화물 수요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개성공단 생산 제품에도 무관세 혜택이 주어질 경우 항공화물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또 대미 수입 품목 중 '즉시 무관세 품목'으로 지정된 체리와 화훼류를 항공기로 수입하는 물량이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객사업은 이미 1998년부터 한·미 항공자유화가 시행되고 있는 만큼 이번 FTA 타결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는 없는 상태다.

그러나 이번 한·미 FTA 여파로 양국 간 인적 교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 조속히 시행될 경우 한국과 미국을 잇는 여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대한항공은 예상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미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 시행되면 첫해 양국 여객 수요가 27% 정도 늘어나고 이후에도 매년 8~10%씩 성장할 것"이라며 "비자 면제가 가시화하면 기존 노선 증편 및 신규 노선 개설 등을 통해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 역시 한·미 FTA의 영향으로 한국과 미국을 잇는 컨테이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 타이어, 섬유제품 등의 수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향후 영업 전략을 짤 때 반영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미국산 과일 및 쇠고기 등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현지 업체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한진은 한·미 FTA 타결로 국제택배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서비스 경쟁력과 인프라 확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진은 현재 인천공항 국제물류센터에 월 평균 8만건(200t 규모)을 처리할 수 있는 '자가 특송 통관장'을 마련한 상태다.

한진은 또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지역 50여곳을 비롯해 미국 내 200여곳에 취급점을 확보해뒀다.

한·미 FTA 타결로 양국 간 국제택배 교류 물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인프라를 갖춰둔 것이다.

실제 양국 간 합의 내용 중에는 '특송화물 4시간 내 신속 통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비상업용 소포로 분류되는 특송화물에 대해선 LA와 한국 간 배송 시간이 기존보다 하루 정도 빨라질 전망이다.

한진 관계자는 "지난 2~3년간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미주발 한국행 국제택배 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며 "지난해 LA와 한국 간 인터넷 쇼핑몰 물량은 100만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FTA 타결 여파로 향후 2~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