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발판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한·미 FTA 타결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계열사는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이다.

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한·미 교역량 증가로 미주노선의 화물 및 여객 증가가 예상되며 금호타이어도 수입 원재료 등에 대한 단계적인 관세 철폐로 가격 경쟁력이 확보돼 수출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현재 3.4~4% 수준인 미국의 관세가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되는 혜택을 누린다.

관세가 없어지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미국 시장 내 판매가 한층 늘어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더욱이 금호타이어 해외 매출에서 미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전후로 가장 높은 상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원재료를 수입할 때 우리 정부에서 부과하는 관세도 없어지는 만큼 제조원가 절감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미 FTA로 미국산 자동차용 타이어 수입이 늘어나는 동시에 수입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금호타이어의 국내 시장 점유율 감소를 우려하고 있으나, 미국산 타이어는 고급 제품 시장에 한정돼 있는 만큼 시장 잠식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한·미 FTA를 계기로 고부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한·미 FTA 타결로 미주 노선 여객 수요가 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한·미 FTA는 비자면제협정(VWP)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더 많은 여객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항공화물도 한·미 FTA 타결로 수혜를 보는 사업 부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한·미 FTA 타결로 수출입 화물이 최대 15%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의 미주노선 화물은 최대 2만8000t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회사에 590억원의 수입을 안겨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대미 수출입 물량이 늘어나면 아시아 역내 교역도 덩달아 확대되기 때문에 실제 물동량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미주노선 공급을 늘리는 등 한·미 FTA를 시장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금호석유화학 금호렌터카 한국복합물류 등도 한·미 FTA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계열사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수지 부문에서 관세 철폐시 1t당 100달러씩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며, 금호렌터카는 수입차 렌털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복합물류는 한·미 간 교역량 증가에 따른 물동량 증가로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