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 지식생태학자,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

학습하는 사람, 당신이 바로 미래의 리더입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배워야 한다는 말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실감나는 시대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시대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지식기반사회, 창조화 사회, 디지털 시대 등으로 불리우는 오늘날 과거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정보와 지식이 폭증하면서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알아야 될 전문성의 범위와 수준도 확대․심화되고 있다. 이제 공식적인 학교교육 기간에 습득한 지식만으로는 일상생활은 물론 업무분야에서도 전문가로 생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 한 직장인 김대리가 어떻게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의 전문성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인 학습활동을 전개하고 있는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대리는 아침에 일어나 지하철을 타고 회사로 출근하는 동안 그날 해야 될 중요 업무를 PDA를 통해 점검해본다. 김대리는 평소 남보다 30분 정도 먼저 와서 자신이 평소 관심을 두고 있는 디지털 마케팅,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등에 대해서 관련 서적을 탐독(Learning by Reading)하고, 중요한 내용은 PC의 ‘나만의 지식관리“ 폴더에 차곡차곡 저장해놓는다. 김대리가 지니고 있는 한 가지 꿈은 가까운 미래에 자신이 현장에서 실전체험을 통해서 깨달은 바를 정리해서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하는 것이다. 책이라는 것은 다른 책과 관련 논문 등을 참고해서 자신의 관점으로 재정리하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점을 자신의 관점으로 정리(Learning by Writing)해서 창출되는 결과가 더욱 값진 가치가 있는 작업이다. 김 대리는 디지털 마케팅 관련 인터넷 웹싸이트를 항해(Learning by Navigationg)하면서 인식의 깊이와 관심의 지평을 넓혀줄 수 있는 싸이트를 체계적으로 북마킹을 통해서 자주 참고하고 있으며, PC 통신의 관심분야 연구회나 동호회에도 가입하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적극 참여하여 다른 사람과 의견을 교환(Learning by Collaborating)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하기도 한다.

김대리는 주기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커뮤니티 구성원들간의 만남을 주선하여 온라인에서 다 할 수 없는 디지털 마케팅 관련 경험과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유(Learning by Sharing)하기도 한다. 오프라인 모임에서는 정기적으로 관련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하여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을 공유하기도 한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가 되어도 개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암묵적 노하우는 그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과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서만이 체득(Learning by Practices)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오전 업무가 시작되면서 중요한 업무부터 오늘 중에 처리해야 될 일을 결정한 다음 ‘나만의 지식관리’ 폴더에 들어가 관련 자료를 찾아가면서 전체적인 컨셉을 결정하고 부족한 부분은 사내 지식관리 시스템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기도 한다. 사내 지식관리 시스템에서도 발견할 수 없으면 평소 김대리가 관리해온 네트웍을 동원하여 도움을 요청한다. 전분야에 걸쳐서 모든 지식을 습득하기 어렵기에 분야별 전문가 네트웍을 구축하여 필요시 그들의 전문성을 차용하는 전략은 필수적이다. 소위 네트워킹을 통한 학습(Learning by Networking)은 아날로그 시대의 인적 네트워킹과 함께 디지털 시대의 정보 네트워킹이 동반되어 더욱 힘을 발휘할 것이다. 오전 중에 처리한 잠정적인 업무추진 결과를 갖고 담당 과장과 만나서 몇 가지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직접 코우칭(Learning by Taking Advice)을 받기도 한다. 업무를 마감하는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다시 한 번 비슷한 과제로 추진했던 경쟁사의 사례(Best Practices)를 벤치마킹(Learning by Benchmarking)해서 보다 현실 적합성 있는 업무 추진안을 작성한다. 업무를 마칠 시점에 김대리는 그날 있었던 일을 성찰하고 간략히 정리(Learning by Reflecting)하면서 내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에 대한 대략적인 아이디어 구상을 하면서 새로운 학습 포인트를 찾아낸다.

이제까지 김대리의 일상업무와 학습활동이 어떻게 일상적 업무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지를 살펴보았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점은 김대리의 학습활동이 더 이상 업무활동과 별개의 독립적인 활동으로 전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학습은 인간 유기체의 존재방식이자 일상생활의 일부이며, 업무추진 과정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아날로그식 학습방식과 디지털 학습방식을 통합하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로 축적, 개발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디지털 학습방식을 통한 학습의 효율성을 제고시키고 아날로그 학습방식을 통해 학습의 효과를 높이는 양수겹장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학습은 모든 임직원이 필요에 따라서 시간이 남으면 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누구나 다 반드시 해야 되는 ‘필수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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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칼럼니스트 프로필 및 저서소개

한양대에서 교육공학 석사,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플로리다 주립대학 Learning System Institute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다, 귀국해 삼성경제연구소 인력개발원에서 변화와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 실행했다. 현재는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로 즐거운 학습, 건강한 지식, 보람찬 성과, 행복한 일터 조성을 위한 학습건강, 지식생태학, 지식산부인과학 등 창의적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길거리 학습특강》《아나디지다 Being AnaDigi》《죽은 기업교육, 살아 있는 디지털 학습》《e세상 e러닝》《행복 비타민과 생태학적 HRD》《지식생태학 : 지식기반 사회를 위한 포스트 지식경영》《용기》등의 저서와 《펄떡이는 물고기처럼》《핑!》《빙산이 녹고 있다고?》《에너지 버스》 등의 번역서를 합쳐 40여 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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