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500을 돌파하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2000년 말 IT(정보기술) 버블 붕괴 이후 주가상승률은 이머징마켓(신흥시장) 평균 상승률에 비해 크게 떨어져 추가상승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세계증시는 평균 153.5%나 오르며 동반 강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유동성이 세계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올해 한국 증시가 일본 중국 등과 함께 가장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증시 상승률,신흥시장 평균치보다 낮아

1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2000년 말부터 1500을 돌파한 지난 9일까지 197.46% 올라 세계 주요 40개국 41개 증시 가운데 12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 신흥시장의 주가상승률은 257.34%로 한국의 상승률을 크게 추월했다.

특히 신흥시장 가운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지역의 상승률은 439.66%나 됐다.

가장 많이 오른 증시는 러시아로 상승률은 무려 1270%였다.

이어 아르헨티나(622%) 멕시코(424%) 터키(386.26%) 순이었다.

최근 초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는 상하이 증시는 63.9% 올라 24위에 그쳤다.

반면 선진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부진해 상승률이 평균 37.83%에 머물렀다.

핀란드(-19.47%) 영국(-15.35%) 노르웨이(-4.05%) 프랑스(-3.12%) 미국 나스닥지수(-0.05%) 등은 6년여 전에 비해 오히려 지수가 뒷걸음쳤다.

미국의 다우지수는 16.52%,일본의 닛케이지수는 28.71% 오르는 데 그쳤다.

거래소 관계자는 "2000년 이후 세계증시에는 '선저신고'(先低新高,선진증시 상승률은 낮고 신흥증시 상승률은 높음)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증시는 세계증시에서도 수익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나름의 비교우위를 갖고 있어 글로벌 주가랠리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올해 가장 매력적인 시장

실제 국내외 전문가들은 올 한국 증시가 신흥시장이나 선진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을 안겨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선진시장에서는 공통적으로 일본 증시를 최고 시장으로 꼽았다.

이남우 메릴린치 전무는 "이머징시장 내 아시아 중남미 동유럽을 합쳐 한국이 최고 수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업이익이 저점을 지나 하반기와 내년에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시장친화적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외국인이 비중을 늘리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지수는 올해 20% 가까운 수익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국 증시 과열 시각에다 국내 대표업종인 IT(정보기술)의 2분기 바닥론이 설득을 얻으면서 한국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낮은 밸류에이션(주가수준)도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5배로 아시아퍼시픽(일본제외)의 14.0배나 세계 평균 14.4배보다 크게 낮은 상태다.

그는 "올해는 한국 일본 대만이 중국 인도보다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찬익 모건스탠리 상무는 "이머징시장 내에서는 중국이 가장 좋고 한국 증시도 평균보다는 초과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완/서정환 기자 twkim@hankyung.com